[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10일(현지시간) 그리스의 4년만의 국채발행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유로존의 위험국이라는 불명예 타이틀은 여전하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은 그리스 국채에 열광했다.
◇야니스 스투라나스 그리스 재무장관이 4년만에 국채발행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사진=로이터통신)
이날 그리스가 발행한 30억유로어치의 5년만기 국채의 금리는 4.75%였고, 여기에 몰린 자금은 재무부 목표의 8배가 넘는 200억유로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수익률에 목마른 투자자들이 5%대의 높은 수익률에 매력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독일의 국채수익률은 1%에도 못 미친다.
그리고 현재 그리스는 유럽중앙은행(ECB)에 빚진 부채 말고는 당장 상환해야 할 부채가 없다.
투자자들은 한 국가가 부채를 '얼마나' 갚아야 하느냐보다 그 부채를 '언제' 갚아야 하는 지에 더 주목한다.
실제로 지난 2012년 3월 그간 그리스가 갚지 못한 오래된 채권들은 새로운 만기로 대대적으로 교체됐고, ECB로부터 빌린 자금을 제외하고는 2023년까지는 부채 상환의 압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디스 측은 "그리스가 개혁을 시행하기 전에는 평균 6.5년이었던 부채상환의 만기가 개혁 이후 17년으로 크게 늘어났다"며 "심지어 금리도 1.5%로 대폭 인하됐다"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부채상환은 2017년에 시작될 예정이지만, 여기에도 역시 낮은 금리가 적용되며 무려 7년에 걸쳐 이뤄지기 때문에 그리스의 현금흐름 개선에 부담이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ECB가 투자자들의 뒤를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스의 국채는 더욱 매력적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의 금융시장 안정성을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하겠다는 의사를 여러차례 밝힌 바 있으며, 지난주 통화정책회의에서는 미국식 양적완화의 시행 가능성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리스는 여전히 유로존의 취약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175%로 2012년 개혁 이전인 156%보다도 높다.
지아다 지아니 시티그룹 애널리스트는 "2012년 개혁 이후로도 경제부문에서는 뚜렷한 개선세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며 "부채비율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