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XP 지원종료..관련업계 반응은?

입력 : 2014-04-12 오후 2:00:00
[뉴스토마토 류석기자] 지난 8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XP 기술지원 서비스가 종료됐다.
 
2001년 출시된 윈도XP는 오랜 기간동안 전세계 이용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인기 운영체제(OS)였다. 국내에서도 아직까지 전체PC의 15%가 윈도XP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술지원이 종료되면 더 이상 보안 업데이트가 이루어지지 않아 각종 해킹에 취약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MS는 사용자들에게 OS를 업그레이드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들은 윈도XP 서비스 종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윈도XP 지원 종료. ⓒNews1
 
◇"선택권을 제한..신뢰의 문제"
 
MS의 윈도XP 지원 종료와 동시에 보안 위협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윈도XP 사용자들은 어쩔 수 없이 돈을 내고 상위 버전OS로 업그레이드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를 두고 한 기업용 소프트웨어(SW)업체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사실상 개인의 선택권을 제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임업체 관계자도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한 게임업체 개발자는 “게임 쪽은 사실 하드웨어를 촉진시키기 위해 고사양의 게임을 만드는 면이 있었지만, 사용자의 의견에 따라 고사양의 게임이 나와도 저사양의 게임을 즐기겠다고 하면 선택을 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하지만 이번 윈도XP 건은 무조건 상위버전으로 바꾸라고 주장하고 사용자에게 다른 선택권을 주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고객과의 신뢰 역시 문제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SW업계 관계자는 “이번 윈도XP 지원 종료 논란은 MS가 자사 제품에 충성도가 높은 사용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려는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술지원을 종료하기 전 다른 형태로 윈도XP 운영을 유지할 방법을 모색해봤는지 의문”이라며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번에 얻게 되는 것은 돈일 테지만 사용자들로부터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SW업계 관계자는 “무엇이든 한번에 바꾸려고 하면 반발이 큰 법”이라며 “MS도 이렇게 불안한 여론이 조성되기 전에 좀 더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등 커뮤니케이션 노력이 선행됐어야 했다”고 말했다.
 
◇ "OS 교체 주기는 인정".."종속은 문제"
 
한 기업용 SW업계 관계자는 "소프트웨어도 자체적인 생애 주기를 갖기 때문에 XP 지원종료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특히 수익을 내야 하는 기업의 속성으로 볼 때 적절한 시점에 상위버전으로 업그레이드를 유도해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부분의 기업에서 PC의 OS를 특정 회사의 제품만 쓰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며 “자신들 스스로가 편의성만 좇아 특정 OS에 종속돼 놓고 이제 와서 MS를 탓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고, 이는 우리 IT업계가 스스로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민간 IT업계와 정부가 상호 협력해 특정 OS의 종속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윈도XP 지원 종료. ⓒNews1
 
한 보안SW 개발자는 MS의 윈도XP 서비스 지원 종료가 보안 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윈도XP 이후 나온 '윈도비스타'만 해도 최상위 권한에 대한 보안 제안으로 인해 악성코드가 사용자 계정으로 무단 실행하거나 생성하는 것을 차단해 주어 XP보다는 더 나은 보안 환경을 제공해 준다”며 “윈도XP의 보안 취약성은 OS의 보안 패치 업데이트 만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MS "우리도 할 만큼 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는 우리도 할 만큼 했다는 입장이다.
 
MS 관계자는 “MS의 제품은 일반지원 5년, 연장지원 5년을 원칙으로 우리가 발표한 제품별 라이프사이클(Life Cycle)이 다 정해져 있었고, 윈도XP 같은 경우는 워낙 광범위하게 사용되다 보니 총 10년에서 2년을 추가 지원 했다”며 “제품이 나온 지 13년이 됐는데 우리가 계속 기술 지원을 한다 하더라도 보안상 취약성을 해결할 수 없어 지원을 중단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보안 문제 뿐 아니라 클라우드 환경이나 가상화 환경 등 다양한 컴퓨팅 환경에서 호환이 안 되는 문제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인성 한양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애초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소프트웨어 유지 비용에 돈을 들이지 않으려는 한국의 관행 때문”이라며 “13년이나 사용한 소프트웨어를 계속 무상으로 지원해달라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또 김 교수는 “사용자들이 새로운 기능과 안정성을 얻을 수 있는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하는데 비용을 들이는 것이 소프트웨어 업체의 생존을 위해서도 적절한 일”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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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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