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vs. 도시바..낸드플래시 난타전

기술력·가격 한번에 잡은 삼성전자, 종주국 아성 무너뜨린다

입력 : 2014-04-14 오후 2:40:16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와 도시바의 1위 싸움이 치열하다. 매출 기준 시장 점유율로는 기술력의 삼성전자가 1위, 출하량 기준으로는 낸드플래시 종주국인 도시바가 1위를 지키며 자웅을 겨루고 있다.
 
14일 시장조사업체인 IHS 아이서플라이의 최근 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87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 37.5%를 차지했다. 도시바는 전년 대비 점유율을 2%포인트 가량 높이며 32.3%의 점유율로 추격했다.
 
반면 3위 마이크론은 소폭 하락세를 나타내며 16.6%, SK하이닉스 역시 1%포인트 상승에 그친 13.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1위인 삼성전자와 2위인 도시바를 뒤쫓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상황이다.
 
출하량 기준 점유율에서는 도시바가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다. 도시바는 지난해 128억대의 낸드 출하량을 기록하며 시장 1위를 기록했다. 2위인 삼성전자는 118억대의 낸드 출하량을 기록하며 전년 23억대 수준의 출하량 격차를 10억대 수준으로 좁혔다.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000660)도 각각 10억대 이상 출하량을 늘렸다.
 
생산 효율성이 높은 TLC(트리플레벨셀) 방식 낸드플래시는 삼성전자가 가장 많이 생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전자는 전체 낸드플래시 물량 가운데 55%를 TLC로 공급하며, 반도체 업계 최초로 절반 비중을 넘어섰다. 지난해 연평균 삼성전자의 TLC 비중은 40.5%로 집계됐다.
 
TLC는 낸드플래시에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최소 단위인 셀(Cell) 하나에 3비트(bit)를 저장하는 기술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2비트를 저장하는 멀티레벨셀(MLC) 방식 대비 수명과 성능이 다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용량당 원가 측면에선 가장 유리하다.
 
흥미로운 점은 삼성전자의 경우 보급형 제품에 많이 쓰이는 TLC 비중이 전체 생산량의 절반 이상에 육박하면서도 도시바보다 월등히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시바는 지난해 기준 연간 낸드 출하량이 삼성보다 10억대가량 많지만 매출은 약 12억달러 뒤쳐진다. 하이엔드 낸드 시장에 강하다는 도시바의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한 셈이다.
 
여기에는 기술력의 힘이 있다. 삼성전자는 독자 개발한 컨트롤러 기술로 TLC 방식의 성능, 수명 한계를 해소하며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을 한 번에 잡았다는 평가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모델인 840 에보는 TLC 방식에도 불구, 경쟁사 MLC 방식 대비 저렴하면서도 수명과 성능은 동등한 수준이다. MLC 방식을 적용한 '840 프로'는 여전히 업계 최고급 성능을 자랑한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SSD 외에 메모리카드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며 낸드 부문 수익성 향상에 주력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카드는 스마트폰, 태블릿PC에 주로 사용되는 '마이크로SD카드'와 디지털 카메라, 캠코더에 주로 쓰이는 'SD카드' 2가지 제품군으로 나뉜다. 이중 카메라, 캠코더 등을 제외한 상당수 제품에 TLC 방식의 낸드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바 역시 TLC 생산 비중을 점점 높여가며 물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도시바는 지난해 1분기 18% 수준이었던 TLC 비중을 4분기 23%까지 늘리며 삼성전자와의 물량 경쟁에 돌입했다. 특히 지난해 2분기 회로 선폭을 더욱 좁힌 2세대 19나노 MLC를 개발하는 등 마지막 남은 일본 반도체의 자존심 지키기에 안간힘이다.
 
◇삼성전자 3차원 수직구조 낸드플래시 메모리.(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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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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