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과 관련해 "저를 타깃으로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1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을 저와 연결해서 왜곡하고 이용하려고 하지 않았느냐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12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박 시장과의 동반산행에서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이 그렇게 대대적으로 보도됐는데, 그걸 보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원순 시장을 흠집내려는 시도 같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박 시장은 "실제로도 그 사건이 발표된 직후에 몇몇 단체들이 서울시청 광장에 와서 '간첩을 비호한 박원순 물러나라'는 식의 플래카드를 걸고 데모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진선미 의원이 제기한 '박원순 제압문건'에 그와 유사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박원순 제압문건은) 검찰에서 제대로 수사가 안됐다. 국정원에서 '아니다'고 한 발표를 믿고 제대로 소환하거나 깊이 조사한 바가 없다"며 "그것을 보면 제가 당선된 이후에 저를 타깃으로 한 공작과 탄압이 상당한 정도로 진행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아울러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자신에 대해 '안보관이 불분명하다'며 색깔 공세를 펼친 것에 대해서 "그동안 제가 애국의 최전선에 있던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일생을 바쳐 공익적 활동을 했던 사람에게 누가 그런 소리를 했나. 그 분은 뭐했나"고 따져 물었다.
이어 "비교해봐라. 그 사람이 정말 애국을 했는지, 제가 애국을 많이 했는지"라며 "누가 애국의 삶, 헌신의 삶을 살았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무인기 논란이 선거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색깔논쟁 내지는 이념논쟁의 시대는 갔다"며 "색깔논쟁은 철지난 레코드판"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4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베이비부머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News1
박 시장은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이 주목 받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세 사람이 경선을 그렇게 하는데 큰 효과가 있나"고 일축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주변에서 언론 지면에서 새누리당 후보들이 부각되는 것에 대한 걱정들이 많다며 반론권 보장 차원에서 방송국에 프로그램 편성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에 대해 "어쨌든 좋은 분들이 나와 서로 경쟁하는 모습은 좋은 것"이라면서도 "그런데 아무래도 이 분들이 서울시를 생각해 본적이 별로 없는 분들이라 굉장한 전문성과 긴 세월의 고민이 필요한 정책들을 갑자기 너무 많이 쏟아내고 있어서 당황스럽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지킬 공약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저는 지난 2011년 갑자기 출마했지만, 그런 공약을 하지 않았다. 지난 1월 기준으로 공약의 80% 가량을 지켰다"며 "앞으로 (이번 임기인) 7월까지 생각하면 거의 다 지킨다고 보면 된다"고 공약 이행에 대한 자신의 우위를 강조했다.
또 새누리당이 세빛둥둥섬 등과 관련해 자신을 비판하는 것에 대해선 "새누리당이 먼저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며 "정치 도의적으로 보나, 실제 팩트로 보나, 시민들의 여론으로 보나 (새누리당이)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 시장은 또 '차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저는) 대권 놀음과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시장"이라며 "제가 만약 대선에 꿈이 있다면 지금처럼 안 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청계천 사업'에 대해 "이것은 이명박 시장의 개인적인 탐욕 때문에 희생된 것"이라고 평가 절하하며 "관심 있다면 청계천 같은 것 저도 했을 것이다. 시민에게 보여주는 전시성 사업을 많이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는 그 대신 시민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미래도시 경쟁력에 도움 되는 것들을 차곡차곡 빠짐없이 해왔다"고 자평했다.
박 시장은 앞선 이날 오전, ‘베이비부머 응원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새누리당 후보들의 개발 공약과 차별성을 부각했다. 그는 ‘베이비부머 계획’에서 중장년층들의 일자리 재교육 사회활동에 대한 대책을 내놓았다.
박 시장은 다음달 출마선언을 공식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이 출마를 선언하고 예비후보자 등록을 하게 되면 시장 직무는 정지되고 서울시는 행정부시장 대행체제로 전환된다. 그에 앞서 박 시장의 정무라인 인사들은 이날 사표를 내고 선거 캠프 구성에 착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