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노조 '임금동결'..회사 "구조조정 없다" 화답

입력 : 2014-04-15 오후 6:17:50
[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메리츠화재(000060)는 노조가 올해 임금 동결을 결정하는 대신 회사는 임직원의 구조조정을 하지 않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노조가 회사를 믿고 비용절감 차원으로 임금동결에 동참하고 회사는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신뢰를 주는 것이 어려운 영업상황에서 실적 호조세를 나타내는 원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 노조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올해 임금동결을 결정했다.
 
보험업계가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보험사들이 앞다퉈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회사를 고려해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회사도 노조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비용절감을 통해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노조와 회사의 노력은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인력 구조조정을 하는 타 보험사들과 대비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생명(032830)은 최근 조직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임원 15명을 퇴직 및 전보 조치를 했고 일부에서는 대규모 감원설까지 나오고 있다.
 
한화생명(088350)도 오는 16일까지 20년 이상 근무한 직원 가운데 희망자를 대상으로 전직지원 신청을 받으면서 5년 만에 대규모 인력축소에 나섰다.
 
지난해 하나생명도 전체 임직원 207명의 25%에 달하는 51명을 퇴직시켰으며 한화손보도 10년 이상 근속 직원을 상대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임직원 65명이 퇴직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전직 지원제도를 시행했으며 알리안츠생명이 10년 만에 임직원 희망퇴직을 받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메리츠화재는 퇴직 없이 직원들과 함께 간다는 기조를 지키겠다는 것.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메리츠화재는 어려울 때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IMF 이전에 희망퇴직을 받은 적이 있지만 어려울 때 인력을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실제로 좋은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3년 12월말 기준 손해보험사들의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10~20% 이상 하락하는 분위기에도 메리츠화재는 영업이익이 17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4%, 당기순이익도 13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9% 증가했다.
 
메리츠화재 다른 관계자는 "직원들도 이같은 회사의 신뢰를 받아들여 스스로 임금동결에 나선 것"이라며 "직원들이 스스로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실적도 좋게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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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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