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여성 임원 1430명 중 1명 꼴

93개 상장사 여성 임원 94명..전체 임원의 1.65% 불과

입력 : 2014-04-16 오전 8:24:33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에서 남성 직원이 임원으로 승진할 확률은 90명 중 1명 꼴인 반면 여성이 임원에 오를 확률은 1430명 중 1명으로 ‘낙타가 바늘구멍 뚫기’보다 더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 그룹들이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실시한 정기인사에서 여성임원 수를 20% 가량 늘렸음에도 두꺼운 ‘유리천장’의 벽은 여전했다.
 
특히 대주주 일가를 제외하고 경영에 직접 관여하는 여성 등기임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16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10대 그룹 93개 상장사의 3월 말 기준 남녀 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여성 임원은 94명으로 전체 여직원 수(13만912명)의 0.07%에 불과했다.
 
이는 1만 명 중 단 7명만이 임원에 오를 수 있다는 의미로, 2012년 0.06%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반면 남성 임원은 5605명으로, 전체 남자 직원 49만3997명과 비교해 승진 확률이 1.13%로 집계됐다. 임원 비율 ‘1% 법칙’을 넘어섰으며, 여성 임원 승진 확률과 비교하면 16배나 높은 수치다.
 
특히 여성 임원 중에는 대주주 일가를 제외하고 등기임원이 단 한명도 없었다.
 
여성 등기 임원은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등 4명이고, 최 회장은 한진해운홀딩스 등기임원도 겸직하고 있다.
 
지난해 신규 선임된 여성임원은 41명이었고, 이 중 18명(44%)이 삼성전자 소속이었다.
 
여성 임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삼성그룹이었다. 이건희 회장의 자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기획 사장을 비롯해 심수옥·이영희 삼성전자 부사장, 김유미 삼성SDI 전무, 이인재 삼성카드 전무, 김봉옥 제일모직 전무 등 50명이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위는 LG그룹으로 이정애 LG생활건강 전무, 류혜정 LG전자(066570) 상무, 조혜성 LG화학 상무 등 11명이었다.
 
3위는 SK로 김명희·박찬희·허선영 SK텔레콤(017670) 본부장, 강선희 SK이노베이션(096770) 본부장 등 10명이었다.
 
이어 4~6위는 한진(8명), 롯데(6명), 한화(5명) 순이었다. 중후장대형 업종 그룹들은 여성 임원 수가 특히 적었다.
 
현대차(005380)는 최명화 상무, 포스코(005490)는 유선희 상무가 그룹 상장사 내 유일한 여성 임원이었다. 다만, 두 그룹의 비상장사에는 각각 4명씩의 여성임원이 재직 중이다.
 
이외에 LG와 한화도 LG CNS·더페이스샵, 한화갤러리아 등 비상장사에 3명의 여성임원이 있고, SK와 롯데는 2명, GS는 GS칼텍스에 1명이 있다.
 
여성 임원 중 그룹 내부 출신은 52.2%였다. 전년 48.7%에 비해서는 3.5%포인트 높아졌지만, 여전히 절반 정도가 외부에서 영입된 케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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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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