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개혁대토론회)이경호 제약협회장 “한국제약, 글로벌 도전장 가능”

신약개발 파이프라인 671개..FDA 허가 진입 25개 품목
정부 R&D 투자 미흡..“예상 가능한 약가정책 펼쳐달라”

입력 : 2014-04-16 오후 5:36:00
[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국내 제약업계는 매우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글로벌 기업으로의 큰 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마지막 단계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이경호 한국제약협회 회장은 16일 한국 제약산업은 숱한 난관에 부딪히면서 때로는 정부와의 정책적 갈등상황을 빚으면서도 세계시장 도전을 준비했고,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해온 것들에 대한 성적표를 곧 받아들 수험생의 처지와 같다고 비유했다.
 
이 회장은 이날 <뉴스토마토>가 주최한 ‘보건의료제도,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2세션 ‘한국 제약산업의 글로벌 도전과 과제’ 주제 발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 제약산업은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세계 10번째 신약 개발국인 한국 제약산업은 1999년 첫 국산신약을 만들어낸 이후 해마다 2, 3개씩의 신약을 개발,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종근당의 ‘듀비에정’ 국산신약 20호 시대를 열기도 했다.
 
◇이경호 한국제약협회 회장이 16일 ‘보건의료제도, 이대로 좋은가’ 2세션 ‘한국 제약산업의 글로벌 도전과 과제’ 주제 발제를 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앞으로 전망도 밝다. 국내 제약기업들이 확보하고 있는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은 671개에 달한다. 이중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임상을 받았거나 완료 또는 허가단계에 진입한 것이 25개 제품에 달한다.
 
이 회장은 현 시점에서 국내 제약산업에 주어진 시대적 아젠다를 분명히 제시했다. 연구개발(R&D) 통한 신약개발과 리베이트 추방과 투명한 유통질서 확립이다.
 
지속적인 R&D 통해 좋은 의약품을 만들고, 이를 무기삼아 좁은 내수시장이 아니라 글로벌 무대에서 판을 벌려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제적 기대수준에 걸맞은 윤리경영이 제약업계에 확고히 자리 잡는 것 또한 국내 제약산업이 세계 무대에서 당당히 설수 있는 선결 과제다.
 
이를 위해 현재 한국제약협회는 국제기준에 부합하도록 윤리 헌장과 실천 강령을 만들고 있다.
 
그는 이 같은 과제들이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매우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한 소요 비용이 막대하고 투자금의 회수기간이 긴만큼 개별 기업만의 연구개발 투자에만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국가들처럼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오신약 분야에 있어서는 더욱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실을 기다려주는 지원정책이 뒤받침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부의 제약산업 부문 R&D 투자는 여전히 미흡하다. 오히려 제약기업들의 연구개발 재원 마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약가 문제가 도움이 되기는커녕 발목을 잡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제약산업은 그간 일괄 약가인하와 기등재 목록정비 등으로 인해 해마다 2조5000억원에 달하는 약가인하 손실의 고통을 겪고 있다. 2010년 이전과 비교할 때 보험의약품 평균 약가의 20%가 깎이면서 R&D와 해외진출을 위한 투자 여력이 그만큼 줄어든 상황이다.
 
이 회장은 따라서 정부에 예측 가능성과 적정성의 약가제도를 주문했다. 제약기업들이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신약 개발과 해외 진출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예상 가능한 약가제도 정책을 펼쳐 달라는 것이다.
 
그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제약 산업의 막막한 현실을 도외시한 채 밀어붙이듯 강행되는 이중삼중의 규제정책이 아니라 글로벌 제약시장 쟁탈전에 뛰어들 수 있도록 뒤받침 해주는 지원정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회장은 건강보험 체계에 대해서도 현재의 상황들을 냉철하게 진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 건강보험은 ‘저부담 저급여’의 기조에서 출발해 급여 측면에서 보장성 확대는 계속돼왔지만 의료계와 병원계, 제약업계 등 공급자들에겐 저수가와 중복적인 약가인하 등 과도한 희생만을 요구해온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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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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