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인천에서 출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이 좌초된지 8시간이 넘어가며 혹시 대형 참사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다. 300명에 가까운 승선원의 생사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고, 생존해 있더라도 저체온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수중 잠수요원 160명, 함선 87척, 항공기 18대를 동원해 수색을 하고 있지만 기상 여건 악화로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7시 현재 2명 사망, 293명 실종
16일 안전행정부 중앙재해대책본부와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17시 현재 사고 여객선에 탑승한 승선원 459명 중 164명 만이 구조된 것으로 집계됐다. 2명이 사망했고, 293명은 생사가 불분명하다.
사고 여객선인 세월호는 지난 15일 저녁 9시 인천항을 출발, 오늘 11시45분 제주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오늘 오전 8시55분경 전남 진도 병풍도 북방 1.8마일 해상에서 선체가 갑자기 좌현으로 기울어지며 제주해상교통관제센터로 긴급구조를 요청했다.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이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구조된 승선객 등에 따르면 사고 당시 '쿵'하는 소리와 함께 배가 왼쪽으로 빨리 기울기 시작했다.
세월호는 6825톤 규모로 1994년 4월1일 건조된 여객선이다. 이 여객선에는 승객 429명과 승무원 30명 등 총 459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승객 중에는 제주도 수학여행을 위해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324명과 교사 15명이 포함됐다.
◇정신 못차리는 정부 사고대책본부
사고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정확한 탑승자와 구조자 집계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안전행정부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오후 1시 현재 구조자가 368명에 달한다고 브리핑했다. 하지만 오후 5시 현재 구조자는 164명으로 최종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해경, 민간 어선 등에서 각기 구조된 탑승인이 이중 집계되며 구조자가 실제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구조된 줄 알았던 탑승객 204명이 순식간에 실종자로 변경된 것이다.
이경옥 안행부 2차관은 "여러 주체들이 동시에 다발적으로 (집계를) 하다보니까 정확한 구조자 숫자에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사고 접수 당시 정부가 밝힌 탑승인은 471명이었다. 하지만 이후 탑승인은 501명으로 수정된데 이어 다시 475명으로 변경됐다. 안전행정부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오후 5시 승선인원은 459명이라고 최종 발표했다.
◇늦은 출발, 대리운항 선장..불길했던 출항
세울호는 당초 인천항에서 7시경 출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서행상 짙은 안개가 끼는 등 기상여건으로 출항은 2시간 지연됐다.
특히 해당 여객선은 원래 여객선 선장이 아닌 다른 선장이 대신해 운항을 맡은 것으로 조사됐다. 세월호를 운항하던 선장이 휴가로 인해 다른 선장이 운항을 대신했다.
일각에서는 선장이 출항 지연에 따라 도착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항로를 바꾼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조사 당국은 우선 여객선이 암초에 부딪혀 화물칸 부분이 파손돼 침몰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