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침몰참사)밟히고 치이고..실종자 가족들 "체육관 너무 좁다"

입력 : 2014-04-18 오후 2:39:18
[진도=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각계에서 실종자 가족들에 대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가족들은 마음이 편치 않다.
 
세월호 안에 갇혀 있는 자식들을 생각하면 하루 한 시가 이루말 할 수 없이 급한데 수색 작업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 데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난무하면서 실종자 가족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18일 현재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 발행 이후 팽목항과 진도체육관에서 숙식을 하며 사고 소식을 접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전남 진도체육관 모여 가족들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세월호가 침몰한지 사흘 째인 이날, 소식을 전해들은 지인과 개인적인 일을 정리하고 방문한 일가 친척들이 속속 몰리면서 체육관은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뿐 아니라 해경 및 정부 관계자, 자원봉사자, 종교인, 취재진들도 점점 더 몰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체육관에 앉아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오가는 사람들 발에 치이고, 물건이 밟히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실종자 가족 중 한 명은 "안그래도 다들 예민한 상태인데 여기 저기에서 카메라를 들이대고 밟고 다닌다"며 "이곳이 누구를 위한 곳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가족은 "1분이 한 시간처럼 길게만 느껴지는 상황에서 이렇게 다닥다닥 몰려 있는 것은 극도의 스트레스"라면서도 "딱히 소식을 접할 수 있는 곳이 없으니 다들 골병 들어가면서 이곳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도체육관은 굵은 테두리로 된 유리창만 열려 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체육관 내 공기도 좋지 않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보슬비에 안개가 더해지며 내부가 습하다. 외부 서늘한 기온 탓에 히터까지 가동하면서 환기가 잘 되지 않고 있다.
 
줄줄이 창문이 있긴 하지만 전체 면적에 비해 크기가 작아 공기가 순환하기에는 역부족이다.
 
◇1 층 공간이 비좁아서 실종자 가족을은 2층에 올라와 의사와 난간 사이에서 생활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현장에서 상주하고 있는 한 자원봉사자는 "결코 좁은 공간이 아님에도 밀집도가 너무 높아서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 진이 빠진다"며 "내가 이정도인데 실종자 가족들은 오죽할까 싶다"고 전했다.
 
참다 못한 실종자 가족 중 한 명은 해양경찰 측에 텐츠 설치를 요구했다. 그는 "장소가 비좁아서 다리를 펴고 누울 수가 없다"며 "바깥에 텐트를 따로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해경 관계자는 "담당자에게 전달해 놓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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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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