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납품 뒷돈' 신헌 롯데쇼핑 사장 구속영장 기각(종합)

입력 : 2014-04-18 오후 11:30:35
[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법원이 롯데홈쇼핑 납품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신헌 롯데쇼핑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18일 기각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서울중앙지법 엄상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현재까지의 범죄혐의 소명 정도 등에 비춰볼 때 구속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오전 10시15분에 법원에 나온 신 사장은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곧장 법정으로 들어갔다.
 
검찰은 신 사장이 2008∼2012년 롯데홈쇼핑 대표이사로 재직할 당시 임직원들이 횡령한 회삿돈 일부를 상납받고 납품업체들이 건넨 리베이트를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신 대표의 횡령과 배임수재의 규모는 합계 3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직원들은 롯데홈쇼핑 본사 이전 과정에서 인테리어 업체에 공사비를 부풀려 지급한 뒤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수십차례에 걸쳐 억대의 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기소된 전 고객지원부문장 김모(49)씨는 이런 방식으로 회삿돈 6억5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으며, 전 방송본부장 이모(51)씨는 이 가운데 4억9000만원을 횡령하는데 가담한 혐의다.
 
검찰은 이씨가 빼돌린 돈 가운데 2억원이 넘는 금액이 신 사장에게 흘러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신 사장이 납품업체로부터 직접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롯데홈쇼핑 납품업체 대표 등을 소환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신 대표와 직접 접촉해 수 차례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신 대표의 신병을 확보하는대로 또 다른 임직원의 개입여부나 지시·공모 관계가 있었는지, 받은 돈을 그룹 내 다른 고위층에게 건넨 정황은 없는지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 14일 오전 신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다음날 새벽 5시쯤에 귀가 시켰고, 16일 업무상 횡령 및 배임수재 혐의로 신 사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앞서 전 생활부문장 이모(47)씨, 전 상품부문장(MD) 정모(44)씨를 구속기소했으며, 전 영업본부장 신모씨(60)를 구속해 조사 중이다.
 
한편 신 대표는 이날 롯데쇼핑 대표 자리에서를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횡령 및 배임수재 혐의로 18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은 신헌 롯데쇼핑 대표가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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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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