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침몰참사)"사랑한다는 말 하려고 바다 나갔어요"

입력 : 2014-04-19 오후 3:42:31
◇구조 소식을 기다리는 실종자 가족들(사진=뉴스토마토)
 
[진도=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정부에 대한 실종자 가족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수색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에 대해 정부의 진정성을 묻고 있다. 청와대로 향하자는 의견까지 나왔다.
 
특히 19일 정오경 진도실내체육관에서는 이날 자정 일부 실종자 가족이 민간다이버를 동원해 찍어온 사고해역 수중 영상이 공개됐다. 총 30분 가량의 이 동영상에는 가이드라인을 잡고 수중으로 내려가 선체 진입을 시도하는 장면 등이 담겼다. 체육관에 모인 실종자 가족들은 숨을 죽이고 이를 지켜봤다.
 
동영상 상영 직후 설명을 요구받은 상황실의 해경 관계자는 "성과가 없어서 죄송하다"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러면서 "산소탱크 용량이 25분 정도 분량인 관계로 내려가고 올라오는데 시간을 쓰게된다. 많은 시간 수색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해경관계자의 산소탱크 발언으로 장내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가족들은 "그렇다면 제일 큰 용량의 산소탱크 가져다 쓰면 되는 것 아니냐"며 "탱크용량이 작다고 올라가고 내려가는데 시간을 다 쓰면 수색은 언제하느냐"되물었다. 체육관 곳곳에서 고함과 절규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해경관계자는 "우리가 쓰는 25분 용량의 산소탱크 용량은 일반인들도 쓰는 제품으로 기본적인 수색작업에 사용하는 용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워낙 조류가 쎄서 작업에 어려움이 있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어제 밤 사고해역에 나갔다는 한 실종자 가족은 "평소 표현력이 별로 없어서 아들한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 살다가 어쩌면 마지막일것 같아 '아들아 진짜 사랑한다'고 전하러 (바다에)나갔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도 쏟아지고 있다. 한 가족은 "해경 말고 군에 지휘권을 넘기는 것 어떠냐. 해경이 아무것도 못하지 않냐"고 되물었다. 불만이 극도에 달하자 어디선가 "청와대로 갑시다"라는 의견이 나왔고 가족들의 호응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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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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