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세월호 침몰 엿새째를 맞은 21일 새벽 59번째 사망자 소식이 전해졌다. 학수고대하던 생존자 구조 소식이 사고 발생 100시간을 넘기도록 들려오지 않으면서 실종자 가족들의 심신은 지칠대로 지친 모습이다.
수학여행을 떠났다 참변을 당한 자식들 생각으로 지난 5일간 눈물과 통곡이 가득했던 진도 팽목항은 이날 새벽의 경우엔 실종자 가족들의 모습이 눈에 띄게 줄었다.
선체 내부에 대한 수색이 본격화된 이후 사망자 숫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잔혹한 현실이 육체와 정신 모두에 크나큰 아픔인 때문으로 짐작된다.
여기에 사고 발생 초기 오락가락 행태를 보여 혼선을 자초한 정부의 대응 미숙과, 일부 고위 관료들의 부적절한 처신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좌절을 넘어 절망감을 주고 있다.
한스러운 이들을 위로하고 보듬어줘야 할 책임이 있는 정부와 당국자들이 도움이 되기는커녕 되레 화만 돋우고 있는 모양새다.
이번 사고와 같은 국가적 재난이 발생했을 때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늑장 구성 ▲집계 번복 ▲틀린 발표 등 사고를 잇따라 저질러 대한민국호(號)의 침몰에 앞장섰다.
지난 16일 서남수 교육부 장관(
사진)은 실종자 가족들이 묵고 있는 진도실내체육관에서 팔걸이가 갖춰진 의전용 의자에 앉아 라면을 먹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과 함께 20일 팽목항을 찾은 송영철 안전행정부 국장은 가족상황실에 설치된 사망자명단 현황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자고 망언을 했다가 보직에서 해임당했다.
그렇지 않아도 여실히 드러난 정부의 위기관리 무능에 더해진 고위 관료들의 잇따른 구설수가 실종자 가족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