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아들 "국민정서 미개" 파문..현대重 '불똥'

입력 : 2014-04-21 오후 1:59:28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일파만파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정몽준 의원의 막내아들이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개한 국민정서'를 탓하는 내용의 글을 올려 비난이 일고 있다.
 
정몽준 의원은 논란이 커지자 21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아들 발언에 대해 사죄하는 등 사태 수습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악화된 민심에 서울시장 본선 진출은 어렵게 됐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동시에 정 의원이 최대 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까지 파문의 불똥이 번지고 있다.
 
정 의원의 막내아들인 예선 씨는 세월호 사고 발생 이틀 후인 지난 18일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 방문을 비난한 여론을 거론하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통령이 가서 최대한 수색 노력하겠다는 데도 소리 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한테 물세례하잖아.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한데 대통령만 신적인 존재가 되서 국민의 모든 니즈를 충족시키길 기대하는 게 말도 안 되는 거지. 국민이 모여서 국가가 되는 건데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냐"는 글을 남겼다.
 
◇ 논란이 된 정 모군 페이스북 캡쳐사진(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
 
예선 씨는 자신의 글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페이스북에서 해당 글을 삭제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기자회견과 사죄문을 통해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며 "우리 아이도 반성하고 근신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이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고 머리를 숙였다. 이어 "이번 일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거듭 머리를 조아렸다.
 
정 의원이 사죄에 나섰지만, 사고 발생 직후 회사의 역량을 집중해 진도 현장을 지원했던 현대중공업으로서는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정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에 나서면서 백지신탁 문제가 불거진 데 이어 두 번째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세월호 침몰 이후 사고 수습에 힘을 보태기 위해 전문 기술자와 장비 등을 파견하는 등 현장 지원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전문 잠수부와 여객선 인양 전문 인력을 파견했으며, 현대삼호중공업은 해상 플로팅 도크를 사고 현장에 급파했다.
 
특히 현대삼호중공업이 급파한 플로팅 토크는 해상에서 선박을 건조할 수 있도록 제작된 바지선 형태의 대형 구조물로, 보통 수십만톤의 선박 제작에 사용되기 때문에 해상 크레인보다 인양 작업에 훨씬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이 대주주 막내아들의 철없는 글 하나로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현대중공업그룹으로서는 회사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지원에 나섰지만 이 같은 의도는 변질됐다. 특히 그룹 차원의 이미지 훼손은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치명적이란 분석이다.
 
현재 정몽준 의원 막내아들 관련 기사에는 이를 비판하는 수천건의 댓글이 올라오는 등 비난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울시장 후보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막내아들이 페이스북에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부적절한 글을 올린 것에 대해 사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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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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