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인터뷰)바이오 강자 씨트리 "신소재·기술력으로 승부한다"

김완주 회장 인터뷰

입력 : 2014-04-22 오후 1:53:00
앵커: 방향에 대한 자신감으로 연구개발에 집중하며 미래를 준비해 온 기업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제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이 기업은 벌써 관련 원천 기술들을 하나하나 확보하며 튼튼히 바닥을 다 다졌고, 어느덧 열매를 거둘 차례에 와 있습니다. 국내에서 아미노산과 펩타이드, 이온성 액체 분야의 선도 기업 ‘씨트리’를 두고 하는 말인데요. 일반인들에게는 여전히 생소하지만, 미래 성장성이 무한하다는 아미노산과 펩타이드, 이온성 액체 시장에 관해 오늘 김완주 씨트리 회장을 모시고 이모저모를 묻고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회장님, 바쁘신 가운데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씨트리의 사업 내용에 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완주 회장: 저희 씨트리는 신약 및 제네릭 등 제약 연구를 강점으로 성장해 온 벤처기업입니다. 1998년 설립 이후 약 15년 동안 전문의약품 및 일반의약품을 연구·생산하며 사업 기반을 다졌고, 현재는 제약 산업 이외에도 신 성장 동력으로서 아미노산과 펩타이드(바이오) 의약품과 이온성 액체의 두 가지 분야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단백질 의약품은 크게 ▲바이오 시밀러 ▲바이오 항체 ▲펩타이드 등 3가지로 분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세 분야는 모두 아미노산을 기초 원료로 활용한 것입니다. 이 중 펩타이드 분야는 바이오 시밀러나 바이오 항체 분야가 다루고 있는 단백질에 비해 분자 단위가 작기 때문에 생산 비용이 다른 두 분야보다 적은 편이죠. 하지만 기술적으로는 고난이도를 요구하기 때문에 기술 진입 장벽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펩타이드 의약품 분야에 전문화된 기업이 거의 전무한 상황이에요. 저희 씨트리는 바로 이 펩타이드 분야에 집중해 기술 개발 및 제품 개발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춘천에 3000평 규모의 아미노산과 펩타이드 의약품 전문제조공장 부지를 확보했고, 현재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투자 분야는 이온성 액체입니다. 저희 씨트리는 이온성 액체의 가능성을 미리 알아보고 약 15년에 걸쳐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온성 액체의 연구에 이렇게 오랜 기간 투자를 한 기업이 없다보니 저희가 이 분야에서는 독보적으로 앞서나가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비록 이온성 액체가 현재로서는 시장 개화가 본격화되지 않은 작은 규모의 시장이기는 하지만, 그 활용 용도는 매우 다양합니다.
 
이온성 액체는 화학적으로는 양이온과 음이온이 결합된 염(Salt)이지만, 일정한 고온에서 액체로 되는 염과는 달리 상온에서도 액체로 존재하는 물질입니다. 이온성 액체는 강한 용해력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압을 띠고 있기 때문에 전기 분야에서 널리 활용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죠. 과거에는 자동차 배터리에 소금물을 넣어 전해질로 활용했습니다만, 이처럼 소금을 물에 녹여 쓰려면 물 소비는 물론 용량이 늘어나게 됩니다. 이온성 액체를 활용하면 염과 동일한 화학구조를 지니고 있어 작은 양으로도 같은 기능을 할 수 있죠. 따라서 2차 전지나 태양전지, 연료전지 등 차세대 배터리의 전해질로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온성 액체는 비휘발성이고 비가연성으로서 독성, 휘발성 및 폭발성을 가진 유해 유기용매를 대체하는 환경친화적 또는 지속가능한 화학 물질로도 기대되고 있죠. 그 밖에 최근 이산화탄소 배출이 이슈화되고 있는데요. 이온성 액체는 이산화탄소 포집에도 이용될 수 있습니다.
 
앵커: 씨트리가 주력하고 있는 아미노산, 펩타이드나 이온성 액체 모두 시장 개화가 빠르게 이루어지지 않아 어려움이 많으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씨트리만의 특별한 강점이 있다면 어떤 점들이 있을까요?
 
김완주 회장: 저희 회사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기술력입니다. 특히 첨단 분야인 아미노산과 펩타이드나 이온성 액체에 있어서는 국내에서 거의 유일한 선도 기업이라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지금까지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인력, 시설, 제품, 영업 등 기업 내 모든 요소를 두 분야에 집중 투자해 왔기 때문에 이 분야의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그만큼 전문 기술력이 축적돼 있다는 것이죠. 나무로 비유하자면 저희는 나무의 뿌리부터 튼튼히 육성해서 여러 줄기로 뻗어나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구조를 형성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기업이 설립되면 영업 분야부터 시작해서 재정적 자금을 확보한 뒤 생산 시설을 갖추고, 연구 개발 분야로 확대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성장합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기업의 역량이 원천기술이나 R&D 기반 강화보다는 영업과 관리 쪽을 치우치는 일이 많아요. 반대로 기술 기반의 벤처 기업의 경우에는 연구에만 집중하다보니 매출은 없고 조직의 성격이 연구소에 가까워지게 되죠. 이러한 점들을 모두 고려해서 저희는 R&D를 통해 원천 기술을 우선적으로 확보했고, 생산시설과 영업 조직까지 차차 구성함으로써 ‘기업체’로서의 모든 요소를 갖췄습니다.
 
특히 저희 씨트리는 R&D에 대한 투자를 항상 가장 중점적으로 여겨왔습니다. 회사의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도 다른 기업들에 비해 매우 큰 편이죠. 매출이 거의 없던 초반에도 벌어들인 매출의 대부분을 R&D에 투자했고, 점차 매출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이 비중이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도 여전히 25~30%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요. 재정적 투자 비중뿐만 아니라 인력 투입 상황 역시 비슷합니다. 현재 약 120명 가량의 직원 가운데 순수 연구원만 25명으로 거의 20% 이상이 연구 인력이에요.
 
R&D에 대한 투자 결정에는 CEO의 의지가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다고 봅니다. 저희 씨트리 같은 경우는 제가 연구원 출신이기 때문에, 연구 투자 판단에 있어서 신속성과 지속성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벤처 기업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자금상 어려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초기 적자 운영으로 위기를 겪은 경우도 있었고요. 그러나 꾸준히 키운 기술력을 기반으로 이러한 위기를 잘 극복해서 지금은 흑자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점이 자랑스럽습니다. 현재 저희가 신사업으로 주력하고 있는 아미노산과 펩타이드나 이온성 액체 부문은 아직 큰 결실을 맺었다고 보기는 힘든 상황입니다만, 앞으로 기대되는 바가 상당히 큰 영역이지요.
 
앵커: 씨트리가 신수종 사업으로 주력하고 있는 아미노산과 펩타이드 의약품과 이온성 액체는 성장성이나 응용 시장이 매우 큰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시장이 확대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완주 회장: 일단은 첨단 기술로서 개발 단가가 높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이온성 액체의 경우에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로서 이 분야에 대한 이해도나 응용에 대한 기술 개발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아직 시장 확대까지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바이오나 신소재 산업 모두 아직 우리나라는 후진적인 시장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첨단 소재 분야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국내 기업이 기술 개발을 통해 첨단 신소재를 생산한다고 할지라도 결국 제품 판매처는 해외 선진 시장이 대상이 됩니다.
 
앵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신소재와 같은 첨단 산업이 이러한 약점을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나 성장성을 확보하고자 한다면, 어떠한 정부 정책이 필요할까요?
 
김완주 회장: 우선은 외부 환경 요소들을 정부가 나서서 정책적으로 지원해주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력 및 에너지 공급 부족, 그리고 그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문제는 생산 시설 운영에 타격이 크죠. 따라서 저렴한 친환경 신에너지 개발을 서두르고 기존의 에너지원을 새로운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국민들의 친환경 에너지 활용에 대한 정책적, 재정적 지원과 홍보가 확대돼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친환경 에너지의 보급이 가속화될 수 있어요.
 
최근 선진국에서는 가정용 태양열 패널 설치나 전기 자동차·전기 자전거에 대한 보조금 지급 제도가 활발합니다. 독일의 경우, 점차 에너지원을 100%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정책적으로 선언한 바 있어요. 그 밖에 주변 유럽 국가들도 대부분 이러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관련 산업도 앞서 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친환경 산업에 대한 정책과 제도 그리고 문화가 갖추어진다면 국내에도 이온성 액체와 같은 친환경 첨단 소재 시장이 열릴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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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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