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내기·사입제..아웃도어도 甲질?

최근 매출 성장률 '금감'..대리점에 부담 '전가'

입력 : 2014-04-23 오후 5:10:38
[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이월상품이 쌓이다보니 본사에서  밀어넣기 방식으로 대리점주에게 자꾸 떠넘기려 한다. 본사 말을 안 들으면 불이익이 생길 수 있어 거부도 못하고 감당도 안 되는 물량을 받아 계속 쌓아놓고 있는 처지다."
 
강남에서 아웃도어 대리점을 운영중인 A(43·남)씨는 최근 부쩍 줄어든 매출에 쌓이는 재고물량까치 처지 곤란할 지경이라며 한숨을 지었다.
 
◇아웃도어 업계가 매출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밀어내기, 사입제 확대 등에 나서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사진=뉴스토마토DB)
 
고속성장을 구가하던 아웃도어 업계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판매부진에 따른 재고 처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부 대형 브랜드업체들의 경우 대리점주들에게 비인기 상품을 강매하거나 끼워넣기 식으로 이월상품을 강제 할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이전부터 밀어넣기 관행은 종종 있어왔지만 최근 날씨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크게 저조해지면서 더욱 심해진 것 같다"며 "목표 매출액 달성 위해 어떻게든 대리점에 물품을 최대한 넘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판매율은 떨어지더라도 표면적으로는 매출을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기존 위탁 판매하던 일부 상품을 사입제로 전환하는 움직임도 확인되고 있다.
 
사입제란 대리점주가 의류업체로부터 현금을 주고 물건을 구입하고 재고를 본사에 반품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처분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안 팔리는 제품에 대한 반품이 쉬운 위탁판매에 비해 대리점주의 리스크가 더 크다.
 
반대로 업체 입장에서는 재고처분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한 대리점 운영점주는 "이전에는 일부 등산화나, 스틱 등 일부 제품에 대해서만 사입을 요구했는데 점점 사입 요구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며 "사입을 통해 들어온 제품이 잘 안팔릴 경우, 반품도 할 수 없고 자금이 잠겨 막상 필요한 상품에 대해 주문을 넣지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시장 지배력이 강한 일부 유명 아웃도어의 경우, 지위를 남용해 이 같은 사례가 더 빈번하다는 것이 점주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대리점주들의 주장과는 반대로 아웃도어 업계는 밀어내기 관행이나 사입제 확대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A브랜드 관계자는 "사입은 모자, 장갑 양말 등 저가제품 군의 경우에 한해서만 이뤄지고 있다"며 "전제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10% 미만"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그 외에 일반 의류제품의 경우 사입으로 전환하는 경우는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B브랜드 관계자도 "이월제품을 사입으로 강매하는 방식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다른 업체들 상황은 어떤지 몰라도 우리는 위탁판매 형태를 유지하며 대리점에서 넘어오는 반품상품도 본사에서 자체적으로 모두 처리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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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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