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팬택 계약결렬 배경놓고 진실공방

입력 : 2014-04-2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LG유플러스와 팬택 간의 단말기 출고가 인하 계약이 결렬된 배경을 놓고 진실공방이 일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계약 결렬과정에 SK텔레콤의 개입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SK텔레콤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LG유플러스의 마타도어(중상모략)식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23일 LG유플러스 고위관계자는 "SK텔레콤이 팬택에게 'LG유플러스에 넘길 선구매 물량을 우리가 다 사줄테니 현재 LG유플러스와 진행중인 출고가 인하 계약을 끊으라'고 강요했다"며 "이는 엄연한 경쟁사의 방해 행위"라고 말했다.
  
당장 24일까지 2차어음을 갚아야 하는 팬택으로서는 자금이 시급한 상황이었고, SK텔레콤이 이를 해결하는 조건으로 LG유플러스와의 계약을 파기토록 종용했다는 것이다.
 
◇팬택 '베가 시크릿업'(사진제공=팬택)
 
LG유플러스에 따르면 팬택은 LG유플러스에 이번 달에만 자사 제품 5만대를 선구매 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이미 팬택 재고물량이 15만대(이중 베가 시크릿업 물량이 8만4000대) 가량 쌓여 있었고, 여기에 5만대를 추가로 선구매를 하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양사의 선구매 협상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LG유플러스는 "팬택에서 선구매 요청한 물량에 대해서는 우선 출고가 인하를 통해 기존 물량의 판매를 촉진하겠다고 했다"며 "판매한 수량만큼 추가 구매를 하겠다고 팬택 측에 입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팬택 베가 시크릿업은 최신 스마트폰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5보다 출고가가 높아 판매 부진이 계속된 상황이었다"며 "또 오는 27일부터 2차 영업정지가 예정되는 우리로서는 팬택 제품을 추가로 판매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지난주 금요일 불가피하게 출고가 인하를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8일 베가 시크릿업 제품 출고가를 기존 95만4800원에서 37% 인하된 59만9500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LG유플러스 고위 관계자는 "출고가 인하 전에는 하루 평균 300대 정도 팔렸던 베가 시크릿업이 출고가 인하 이후 2400대씩 나갔다"며 "팬택 입장에서도 재고 처리를 빨리 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는 24일까지 520억원의 2차 어음을 갚아야 하며 매달 12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한 팬택으로서는 선구매 확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재고 제품의 출고가를 인하하게 되면서 인하폭을 제조사가 보전해야 하는 '재고보상금'까지 떠안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또 이번에 LG유플러스가 판매한 베가 시크릿업 물량은 이미 제조사가 판매한 물량이기 때문에 실제로 자금을 융통받을 수 있는 부분은 없었다는 것이 팬택 측 입장이다.
 
팬택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선구매 확답을 기다릴 수가 없다보니 불가피하게 계약을 포기하게 됐다"며 "(이번에 자금확보가 안되면) 죽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다른 사업자에게 간절하게 부탁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SK텔레콤도 LG유플러스의 주장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팬택 휴대폰을 선구매할 능력이 안돼 협상이 결렬됐으면서 그 책임을 우리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100% 장담하지만 우리는 팬택에 압력을 행사한 일이 없다"고 강하게 말했다.
 
한편 팬택과의 계약이 결렬되면서 LG유플러스가 팬택의 동의없이 인하한 35만5300원은 불법 보조금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생겼다.
 
이에 LG유플러스는 "팬택 단말기 출고가 인하를 불법·편법 보조금으로 해석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이는 양사간 협상의 문제이고 현재 협상 과정에 있다. 향후 추가 협상을 통해 원만한 결과를 도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후 6시께 팬택은 LG유플러스와의 베가 시크릿업 출고가 인하 계약이 양사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해 결국 무산됐다고 밝혔다.
 
팬택 측은 "LG유플러스와 재고보상금 처리 방법과 선구매 물량, 인하 가격폭을 정하는데 있어 협의가 진척되지 않았다"며 "어쩔 수 없이 출고가 인하에 대한 약정 체결을 포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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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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