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中, 글로벌 車업계 각축장..2000만 시장 잡아라

지난해 中 자동차 판매 2000만대 돌파..세계 최초
GM·폭스바겐 '자리지키기', 日업체 '부활 발판'
현대·기아차, 이민호·김수현 앞세워 시장 확대 박차

입력 : 2014-04-24 오후 4:06:54
[중국 베이징=뉴스토마토 김진양·김영택기자] '차산차해(車山車海)' 중국 베이징의 도로를 묘사하는 이보다 적합한 말이 있을까.
 
악명높은 베이징의 교통 정체는 익히 알고 있지만 매번 진이 빠진다. 2014 베이징 모터쇼 현장을 가는 길도 다르지 않았다.
 
일부러 혼잡한 출근 시간을 피해 오전 10시쯤 호텔을 나섰는데도 택시 기사들은 손사래를 치며 번번히 퇴짜를 놓았다. 정상 요금의 2~3배를 주면 가주겠다는 기사들도 심심찮게 등장했다.
 
가까스로 택시를 잡아타고 들어선 순환도로와 고속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택시 기사는 "월요일인데다 모터쇼까지 겹쳐 차가 평소보다 훨씬 많다"며 "언제 도착할 지 장담할 수 없으니 맘 놓고 기다리라"고 길을 재촉하는 기자를 달랬다.
 
◇퇴근 시간이 채 되지 않은 오후 4시에도 베이징 순환 도로에는 차들이 가득했다.(사진=김진양기자)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세계 최초로 200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허덕이던 미국을 제친 후 5년 연속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왕좌를 지킨 것이다.
 
중국 정부가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자동차 구매 제한을 실시하고 차량 번호판 발급도 통제하는 등 장애물도 적지 않았지만 서부 내륙을 중심으로 한 신차 수요가 꾸준히 늘고있기 때문이다.
 
중국 현지 전문가들도 이에 동의했다.
 
중국 자동차 기술연구센터 산하 자동차 전문 포털 '처위에왕(車悅網)의 양천 편집인은 "자동차 구매 제한이 대도시를 중심으로 확대되겠지만 중소 도시로 대변되는 3,4선 도시는 그로부터 자유로울 것"이라며 "1가구 1차량을 넘어 1인 1차량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전망도 신차 수요를 자극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승용차연석회는 올해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2267만대로 작년보다 8.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나 7.5% 전후에 머무르는 점을 감안한다면 자동차 시장의 잠재력은 매우 큰 상태다.
 
글로벌 제조업체들 역시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시장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선두 다툼을 하고 있는 폭스바겐과 GM은 시장 선도자 자리를 공고히 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중국 내 반일 감정으로 최근 몇 년간 매출이 부진했던 일본차 업체들은 부활의 발판을 다지기 위해 절치부심 하고있다.
 
GM은 "2017년까지 120억달러를 투자해 중국 생산 라인을 증설할 것"이라고 밝혔고, 닛산·포드·폭스바겐 등도 생산 능력을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들의 야심은 '2014 베이징 모터쇼' 부스 구성에도 그대로 묻어났다.
 
◇GM 쉐보레는 자동차 로봇으로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사진=김진양기자)
9년 만에 중국 시장 정상을 탈환한 폭스바겐은 전시관 절반 가량을 할애해 무려 37개 차종을 공개했고, GM은 쉐보레 부스 전면에 영화 트랜스포머에 등장할 법한 로봇을 내세워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일본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도요타 역시 강점을 지닌 친환경 자동차 콘셉트카와 다양한 주력 모델을 선보였다.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 등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도 이 행렬에 빠지지 않았다.
 
이들은 세련된 디자인의 신차와 함께 중국에서 가장 '핫'한 한류 스타인 김수현과 이민호를 내세웠다.
 
기아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둥펑위에다(東風悅達)기아의 부스에는 이민호의 동영상 메세지가 끊임없이 재생됐고 이를 자신의 카메라나 스마트폰에 담아가는 여성 관람객도 있었다. 이민호의 판넬과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줄까지 서야 했다. 
 
이를 두고 충칭TV의 기자는 "중국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이민호와 김수현을 모델로 기용한 것은 매우 탁월한 전략"이라고 치켜세웠다.
 
비야디(BYD), 체리자동차, 창안모터스 등 안방 시장을 지키려는 중국 로컬업체들의 약진도 눈부셨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 어필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기술력 향상에 주력하고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중국의 대표 모터쇼로 발돋움한 이번 전시를 통해 국내외 관람객에게 개선된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체리자동차의 기술담당 직원은 친환경 콘셉트카에 대해 "차체를 가볍게 만들면서도 튼튼함은 강화했다"며 "향상된 기술력이 신차에 계속해 적용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김진양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