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A씨는 요즘 잘나가는 동탄2신도시의 H아파트 분양권을 매입 계획을 세웠다. 경부축 분양아파트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어 더 늦기 전에 미래 거주용 아파트를 장만하려는 것이었다.
A씨는 큰 결심을 하고 현장 중개업소를 찾았지만 아무 소득 없이 되돌아와야 했다. 중개사가 현재 4000만원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은 이 아파트의 분양권 중개수수료로 150만원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사전에 지인을 통해 예상했던 수수료보다 너무 높은 수수료 요구에 매수 계획을 접었다. 정확한 분양권 중개수수료를 알아보고 일대 다른 중개업소와 비교를 하기 위해 일단 집으로 후퇴했다.
강남과 위례신도시, 동탄2신도시 등 분양시장이 강세를 보이며 분양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만 중개업자의 높은 중개수수료 요구로 불편한 감정을 호소하는 매수자들이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정한 분양권 매매가격과 수수료에 대한 유권해석을 무시하고, 중개업소 중심의 분양권 수수료를 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분양권 매매가격은 계약금과 기납부한 중도금, 프리미엄을 더한 값으로 한다. 이 규정에 따르면 H아파트의 분양권 중개수수료는 80만원이다.
H아파트는 계약금 3600만원에 3차 중도금 1억8000만원(대출이자 제외)이 들어갔다. 여기에 프리미엄 5000만원을 더해 매매가액은 1억8400만원이 된다. 1억8400만원에 대한 중개 수수료율은 0.5%다.
이에 따라 중개 수수료는 92만원이 나오지만, 요율 규정상 5000만원~2억원 사이 매매가액의 중개수수료는 80만원을 넘을 수 없다.
아파트 매매 중개수수료율은 ▲5000만원 미만 0.60%(한도 25만원) ▲5000만원~2억원 0.50%(80만원) ▲2억원~6억원 0.40%(한도액없음) ▲6억원 이상 0.90% 이내 협의로 규정돼 있다.
하지만 중개업소의 계산은 다르다. H아파트의 총 분양가는 3억6010만원이다. 프리미엄 4000만원을 더해 매매가액은 4억10만원이 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수수요율은 0.40%가 되며, 한도액은 없다. 이같은 계산법이라면 중개수수료를 최고 160만400원까지 받을 수 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떳다방이나 일부 업자들이 관행에 따라 아직 수수료를 받고 있지만 요즘에는 실거래액으로 수수료를 책정하는 업소가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분양권은 완공 후 아파트 거래를 전제로 행해지는 거래고, 품도 그에 맞춰 들어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분양가를 기준으로 요구하는 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현행 법상 초과 수수료는 위법행위다. 공인중개사법 제33조에 따르면 중개업자 등은 실비 또는 수수료를 초과해서 받는 행위자체를 금지한다.
중개업자가 이를 위반했을시에는 1년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분양권은 수수료를 산정하는 기준이 있기 때문에 초과 수수료를 냈다면 공인중개사법 위반으로 처벌대상이 된다며 "초과 수수료를 냈다는 증빙 자료를 제출하면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초과 수수료에 대한 처벌 규정이 있지만 소비자가 이에 대해 인지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단속이 쉽지 않다.
중개업소조차 서로 다른 관행을 적용해 수수료를 받을 정도로 분양권 수수료 기준은 불명확한 실정이다. 총분양대금에 프리미엄을 더한 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업소도 있고, 분양가 총액에만 수수료율을 곱하는 곳도 있다. 요율에 따르지 않고 일정 가액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파트와 달리 무형의 권리를 목적물로 하는 분양권 거래는 특정한 기준없이 수고비조로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소비자들도 많다"며 "전문 지식을 요하는 부동산은 소비자가 사전에 많은 정보를 접해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