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이명주, 축구대표팀 막차 탈까?

입력 : 2014-04-29 오후 2:38:52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축구대표팀이 내달 9일 브라질월드컵 최종 명단(23명) 발표를 예고한 가운데 차두리(34·서울)와 이명주(24·포항)의 승선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축구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은 최근 "사실상 선수 구성의 90%는 완성됐다"며 "깜짝 발탁은 없을 것"이라 밝힌 상태다. 그간 시험해온 선수들 위주로 선발할 것을 알린 셈이다.
 
이 가운데 남은 10%의 자리를 놓고 차두리와 이명주의 발탁이 조심스럽게 예측되고 있다. 이 둘은 홍명보 감독이 평가전에 발탁한 사례가 있어 더욱 유력한 선수로 분류된다.
 
◇차두리, 돌아온 '차미네이터'
 
◇FC서울의 차두리. ⓒNews1
 
차두리는 경험과 팀을 이끌 수 있는 고참급 선수라는 장점이 있다. 그는 2002월드컵과 2010월드컵에 참가했다.
 
차두리는 지난 3월6일 대표팀의 그리스전 평가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11년 11월 레바논과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이후 2년 9개월 만에 대표팀 복귀가 유력했다. 당시 그는 "늦은 나이에 대표팀에 선발돼 기쁘다.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차두리는 지난 2월25일 센트럴코스트(호주)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경기에서 왼쪽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 뜻밖의 부상으로 2주 이상의 회복 기간이 필요했다. 결국 고대하던 그리스전에 그는 나서지 못했다.
 
최근 차두리는 리그와 ACL을 병행하면서도 지치지 않는 활동량을 보여주고 있다.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일주일에 2번 이상의 경기가 그에겐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모습이다. 서울의 오른쪽 풀백 자리가 더욱 탄탄해졌다. 다시 짧아진 그의 머리가 강인함을 더하고 있다.
 
지난 27일 수원삼성과 '슈퍼매치'에서 차두리는 경기 내내 수원의 왼쪽 측면을 틀어막았다. 이따금 장기인 빠른 발을 살려 공격진영 깊숙이 침투하기도 했다. 전반 중반에 정대세와 몸싸움을 벌여 공을 따내는 모습은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스피드와 힘 모두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팬들은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활동량과 짧은 머리에서 과거 '차미네이터'라 불리던 차두리의 모습을 떠올렸다.
 
현재 대표팀의 오른쪽 풀백 자리에는 이용(울산)과 김창수(가시와)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차두리의 최근 경기력은 이들과 비교했을 때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이명주, 경기력으로 '기량 증명'
 
◇포항스틸러스의 이명주. (사진제공=포항스틸러스)
 
이명주는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시작과 함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선두 포항의 돌풍 속엔 그가 있다.
 
이명주는 지난달 15일 부산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지난 27일 인천과 경기까지 8경기 연속 공격포인트(4골 6도움)를 올리고 있다. 1경기만 더 공격포인트를 올린다면 지난 1997년 마니치(당시 부산)가 세운 9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명주는 체력, 슈팅, 패스 삼박자를 갖춘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고정운 SPOTV 해설위원은 "직접 그라운드에서 보면 정말 놀라울 정도로 많이 뛴다"고 그를 치켜세웠다.
 
소속팀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홍명보 감독의 원칙과도 부합한다. 다만 이명주는 지난 1월 대표팀의 브라질-미국 전지훈련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한 아쉬운 기억이 있다.
 
그는 포항에서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지만 대표팀에서는 수비적인 역할을 주문받았다. 이명주의 자리에는 구자철(마인츠)과 기성용(선덜랜드)이 중용되기 때문이다. 때에 따라서는 김보경(카디프시티)과 이근호(상주)도 이 자리를 메울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명주에겐 "워낙 치열한 시대에 태어났다"는 소리가 뒤따르고 있다.
 
포항과 대표팀의 축구가 다르다는 점도 생각해 볼 부분이다. 포항은 최전방 공격수가 없는 '제로톱' 시스템을 중심으로 선수 전원이 끊임없이 자리를 바꾸는 축구를 한다.
 
반면 대표팀은 박주영(왓포드)과 김신욱(울산)을 최전방에 세울 전망이다. 이 경우 뒤를 받치는 중앙 미드필더는 공격수들뿐만 아니라 같이 뛰는 동료 미드필더와의 호흡도 중요하다. 1명이 공격 가담을 깊숙이 하면 다른 1명이 이를 보완하는 식이다. 이명주가 대표팀에 승선한다면 이 자리에서 뛸 가능성이 높다.
 
이명주는 자신의 상승세와 대표팀 발탁 여부에 대해 "현재에 최선을 다하려 한다"고 겸손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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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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