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안공장 가동.."中 메모리 생산 거점"

"글로벌 반도체 생산 '3거점 체제' 완성..한국이 컨트롤타워"

입력 : 2014-05-09 오후 12:00:00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사진=삼성전자)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가 기공 20개월 만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준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돌입했다. 중장기적으로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 최대의 메모리 생산 거점이자 3차원(3D) 낸드플래시 공급의 주축이 될 것이란 평가다.
 
삼성전자(005930)는 9일 중국 산시성 시안시(西安市)에서 자오쩡융 산시성 성위서기, 산시성 성장 러우친젠 등 중국 내 정·관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안 공장 준공식을 개최하고 곧바로 라인 가동을 개시했다.
 
이번에 건립된 삼성전자 중국 메모리 반도체 공장은 지난 2012년 9월 기공식을 갖고 약 20개월 간의 공사 끝에 완성됐다. 총 34.5만평의 부지에 연면적 7만평 규모다. 현재 삼성전자가 보유한 메모리 라인 중에서는 가장 캐파가 작지만 내년부터는 3위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지난 2012년 4분기 이후 시스템 반도체 라인으로 전환된 미국 오스틴 공장, 기흥 14라인의 공백을 채우는 한편 지난해 한국에서 이미 성능과 양산성을 확인한 3차원 낸드 양산의 주력 거점이 된다. 복수의 관계자 등에 따르면 3D 낸드는 올해 시안 공장 전체 물량의 두 자릿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시안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글로벌 반도체 생산 '3거점 체제'를 완성했다"며 "시스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하는 미국,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하는 중국, 그리고 모든 반도체 제품을 생산, 조정하는 한국이 컨트롤타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의 중국 내 영향력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들의 생산거점이자 세계 낸드플래시 수요의 50%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삼성전자가 도시바,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보다 유리한 지위에 오르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날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과거 시안에서 출발한 실크로드가 동·서양 문명 교류의 핵심 역할을 했던 것처럼 한국과 중국의 협력으로 탄생한 이곳 시안 공장이 '21세기 디지털 실크로드'의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공장 가동과 함께 도시바, 마이크론이 증산 경쟁에 뛰어들며 공급 과잉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수요 대비 공급비율이 99% 수준인 상황에서도 낸드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공급이 100%를 초과할 경우 추가적인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상당수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 시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장비를 투입할 것"이라며 "낸드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시안 공장의 경우 아직 생산규모가 글로벌 수급 상황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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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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