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될 세월호 침몰 사고에도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과하지 않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9일 다시 한 번 책임자가 아니라 단죄자 역할을 자청했다.
이날 청와대에서 긴급 민생대책회의를 주재한 박 대통령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에서는 문제점을 찾아 바로잡고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과 관련 사항을 국민에게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형편없는 초동 조치로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한 끔찍한 비극이 발생했는데 국정의 최고 책임자이자 행정부의 수장인 박 대통령이 또다시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한 셈이다.
그 시간 세월호 유족들은 청와대 앞에 모여 대통령과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세월호 사태가 미처 수습도 되지 않은 마당에 "최근 세월호 사고 여파로 소비심리 위축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9일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영정을 품에 안은 채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News1
또 박 대통령은 "사회 불안이나 분열을 야기하는 언행들은 국민경제에 전혀 도움이 안 될 뿐 아니라 결정적으로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결국 경제 회복의 첫 단추는 이런 심리를 안정시키는 것"이라며 정부 비판의 목소리를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내놨다.
박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경제'를 방패막이로 세월호 참사에서 탈출하려는 '출구전략'이 아니냐는 비판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