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STX 로비 의혹' 무역보험공사 前대표 다음주 소환

강덕수 전 회장으로부터 대출보증 특혜 대가 받은 의혹

입력 : 2014-05-09 오후 7:15:28
[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검찰이 STX그룹 측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무역보험공사 전 대표를 다음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임관혁)는 전날 서울 종로구 무역보험공사에서 압수한 자료를 토대로 유모(64) 전 무역보험공사 대표를 소환할 방침을 세웠다.
 
검찰은 유씨가 강덕수 전 회장(64·구속기소)에게 대출보증과 관련해 특혜를 제공해주는 대가로 1억여원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2009년 6월 허위 재무제표를 이용해 무역보험공사에서 4000억원을 대출 받았다.
 
유씨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산업자원부 무역위원회 상임위원, 중소기업청장,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을 역임하고 2008년 무역보험공사 사장으로 임명돼 3년 가까이 근무했다.
 
앞서 강 전 회장은 2008~2012년 회계연도에 STX조선해양 매출액을 과다계상하고 매출원가를 과소계상하는 수법으로 2조3264억원 상당을 분식회계한 혐의 등으로 지난 2일 재판에 넘겨졌다.
 
강 전 회장은 (주)STX, STX에너지 등 계열사 11곳을 동원해 기업어음(CP) 매입, 연대보증 등 방법으로 자신의 개인회사인 STX건설과 포스텍을 부당하게 지원해 2800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히고, 포스텍 자금을 개인 소유의 페이퍼컴퍼니에 지급하는 등 수법으로 55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또 검찰은 이날 변모 전 STX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이모 전 STX 경영기획본부장, 김모 전 STX조선해양 CFO, 홍모 전 STX조선해양 부회장을 구속기소하고, STX중공업·STX건설 회장을 지낸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과 권모 전 STX건설 경영관리본부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강 전 회장이 횡령 등으로 조성한 비자금 47억원 중 사용처가 규명되지 않은 일부가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을 집중 조사하고 있으며, 이 중 일부가 유 전 대표 등 정관계 인사들에게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자금이 모두 현금으로 조성돼 물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검찰이 이번 소환 조사를 통해 구체적 로비 정황을 확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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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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