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동부, 러시아 귀속 '희망'..각국 대책 마련 '분주'

EU, 러시아 추가 제재안 마련

입력 : 2014-05-13 오전 11:07:18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우크라이나 동부 반군 지도부가 주민투표 결과를 토대로 러시아에 합병을 요청했다.
 
러시아는 이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우크라이나가 둘로 쪼개질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네츠크 분리·독립 지도부가 러시아 편입을 공식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데니스 푸쉴린 도네츠크인민공화국 공동의장은 이날 "주민들의 뜻과 역사적 정당성을 고려해 도네츠크자치공화국을 러시아 연방에 귀속시키는 방안을 러시아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는 분리·독립을 지지하는 동부 주민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자 나온 발언이다. 지난 11일 국민투표 결과 도네츠크에서 86%, 루한스크에서 96%가 독립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귀속될 때도 주민투표에 이어 러시아 귀속 논의가 이어졌다. 당시 러시아 정부는 크림 반도의 러시아 귀속을 속전속결로 처리했다.
 
서방이 우려하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도네츠크 반군 지도부가 투표 결과를 공개하면서 러시아의 일부로 편입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러시아가 크림에 이어 동부 지역까지 점령하면 우크라이나는 사실상 둘로 쪼개지게 된다. 그러면 이 지역을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의 갈등이 심화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동부가 러시아로 넘어가면 우크라이나 대선에 러시아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데다 선출된 새 지도부는 러시아의 내정 간섭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동부의 합병 요청을 곧바로 수용하진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어떤 방식으로든 동부를 이용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은 러시아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이는 동시에, 이번 주민투표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주민투표는 문제를 만들기 위한 시도에 불과하다"라며 "오는 25일 대선에 차질이 빚어지면 그것은 러시아의 책임"이라고 비난했다.
 
유럽연합(EU)은 비난에서 그치지 않았다. 우크라 사태 악화를 이유로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EU 외무장관들은 이날 개인 13명과 기업 2곳을 제재 대상에 추가하는 데 합의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선거를 앞두고 EU는 러시아의 행위에 따라 3단계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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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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