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대형 증권사, 구조조정 본격화

입력 : 2014-05-14 오후 9:01:36
앵커: 우려됐던 증권가 구조조정 확산 조짐이 현실이 됐습니다. 증권사들이 잇따라 희망퇴직 절차를 밟으며 인원감축에 나서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네. 증권사들의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이어지면서 증권가 한파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M&A 이슈의 대상이죠.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희망퇴직이 각각 오늘과 내일부터 실시됩니다.
 
우리투자증권은 오늘부터 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습니다. 대상인원은 약 300명~400명이 될 것으로 추산됩니다. NH농협증권과의 통합을 앞두고 인원감축을 통해 전문성과 생산성을 높여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방침입니다.
 
차장급 이상의 경우 최대 2억원 이상을, 근무 경력 20년 이상 부장급은 월급 24개월치와 생활안정자금 등을 포함해 최대 2억4300만원을 지급할 예정입니다.
 
우투증권은 점포 효율화 작업과 본사 조직 슬림화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지점의 대형화와 거점화를 통해 전문성을 확보하고, 본사 영업조직의 생산성을 더욱 높여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방침에섭니다.
 
앞서 우리투자증권은 지난주 비상경영회의에서 사장과 감사위원을 제외한 집행임원 25명이 직원에게만 책임을 전가할 수 없다며 고통분담 차원에서 일괄 사표를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NH농협증권 역시 내일부터 희망퇴직 접수를 받습니다. 대상인원은 전체직원 870여명 중 13% 수준인 약 110명 정도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일부터 19일까지 신청을 받고 심사를 거쳐 5월 안에 희망퇴직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이 두 증권사는 합병시 어쩔수 없이 거쳐야하는 수순이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다른 증권사 역시 이 대열에 가열하고 있죠.
 
기자: 네. 지난달부터 희망퇴직 절차에 가세하면서 증권업 전반으로 구조조정 분위기가 확산되는 분위깁니다. 삼성증권이 첫 신호탄을 쏘아 올렸죠. 지난해에 이어 올해 2차로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겁니다.
 
삼성증권은 임원 6명을 줄이고 근속 3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등 구조조정을 감행하기로 했습니다. 직원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투자권유대행인 전환을 추진하고 임원 경비는 35% 삭감하기로 했습니다. 점포수와 점포면적도 줄여나갈 방침입니다.
 
하나대투증권 역시 1600여명의 인력 중 10%를 희망퇴직으로 내보낼 계획입니다. 부장 이상 3년이상 근속 직원과 차장 이하 7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올해 초 희망퇴직으로 350여명을 내보냈고 지난해에는 KTB투자증권과 SK증권이 희망퇴직으로 인원감축을 진행했습니다.
 
앵커: 분위기상 이미 진행되고 있는 증권사 이외에도 다른 대형증권사들도 향후 구조조정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보이는데요.
 
기자: 일단 인수합병 이슈가 있는 현대증권 역시 구조조정 바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현대증권의 새 주인 찾기에 나서고 있는데요. 회사는 이미 지난 3월 리서치센터의 인력을 약 30% 줄이고 팀을 축소개편하며 선제적 조치에 나선 바 있습니다.
 
자기자본 기준 업계 1위인 대우증권 역시 구조조정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대우증권은 올 초부터 여의도 본사 과장급 이상 영업직원 170명을 대상으로 전문계약직 전환을 추진했는데요. 노조가 구조조정의 사전 작업이라며 반발하는 등 사측과의 갈등이 점화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앵커: 업황악화가 구조조정의 근본적인 배경일텐데요, 장기침체가 예상되는만큼 증권가의 허리띠 졸라매기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구조조정의 표면적 배경은 브로커리지 수익감소로 인한 업황악화입니다. 지난 회계연도 기준 국내 증권사 62곳의 전체 당기순손실은 1098억원이었습니다. 지난 2002년 이후 11년만에 전체 순이익이 적자 전환한 겁니다. 증권사별로 보면 전체의 45% 수준인 28곳이 적자를 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의 평균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실적악화로 영업용순자본액이 줄면서 9월말보다 15.9%포인트 감소한 480%에 그쳤습니다.
 
실제 10대 증권사의 지난해 말 직원 수는 평균 2400명 정도였는데, 전년말보다 5.8%, 약 148명 감소한 수칩니다. 2012년 말 1674개였던 증권사 지점 수도 지난해 말 1534개로 140여개 줄었습니다.
 
거래대금 활성화를 얘기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최근 증시가 2000선을 돌파하고 연평균 거래대금이 6조원 규모를 웃돌고 있지만 소위 활황이라고 부를 정도가 되려면 적어도 7~8조원은 넘어야 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추산입니다.
 
전문가들은 브로커리지 수익구조에 대한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실제 증권사들의 리테일 부문의 적자폭이 심화되면서 자산관리로의 수익구조 전환이 시급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입니다.
 
실제 증권사들은 이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기존 판매채널을 줄이고, 자산관리가 가능한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향으로 경영 효율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향후 증권사들의 업황회복을 위한 자구책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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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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