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병윤기자] 상폐 위기에 몰린
디지텍시스템(091690)스가 허위 내용을 기록한 분기보고서를 제출했지만, 마땅한 제재 방안이 없어 처벌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16일 거래소에 따르면 디지텍시스템스가 지난 15일 장 마감후 제출한 1분기 보고서는 지난해 3분기 보고서와 똑같은 내용이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이 회사가 분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고 관리종목지정 사유에 '분기보고서 미제출' 사실을 추가했다.
하지만 디지텍시스템스가 제출한 공시에는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분기보고서 미제출'이라는 거래소 조치는 투자자들에게 혼동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허위 보고서 제출한 상장사에 정정 보고서 제출을 강제하는 규정도 마련돼 있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거래소 상장유지 규정에 따르면 분기보고서를 2년간 세 번 제출하지 않은 경우에만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이미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있는 디지텍시스템스 입장에서는 1분기 정정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채 향후 나머지 보고서만 제출하면 상폐 위기를 넘길 수 있는 셈이다.
회사측은 분기보고서에 1분기 실적을 기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거래소 측은 거짓 공시에 대한 제재 규정이 없어 관리종목 기간만 연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디지텍시스템스는 오는 7월 말까지 상폐 사유 개선 기간을 부여받았다. 이 때까지 상폐 사유만 해소하면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내놓고도 다시 거래를 재개할 수 있게 된다.
◇금감원 전자공시스템 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