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유럽서 유독 부진..2분기 제네시스 투입

입력 : 2014-05-19 오후 4:30:11
[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순항을 이어가는 가운데 유독 유럽시장에서만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유럽자동차공업협회가 발표한 4월 승용차 신규등록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기아차는 유럽시장에서 총 6만6772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6만6965대) 대비 0.01% 판매량이 줄었다.
 
4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26만529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6만145대) 대비 1.9% 판매량이 증가하는 데 그쳤다.
 
유럽 자동차 시장이 지난 2년간의 부진을 털고  올해부터 서서히 기지개를 켜면서 전체 승용차 시장의 4월 월간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4.2%, 4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1% 증가한 것에 비해 크게 모자라는 수치다.
 
특히 현대차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현대차는 4월 유럽시장에서 3만5296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3만6789대) 대비 4.1% 판매량이 하락했고, 이 기간까지 누적 판매량(14만4556대)도 지난해 같은 기간(14만6856대) 대비 1.6% 하락했다.
 
이 같은 유럽에서의 부진은 올 들어 다른 해외시장에서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4월까지 누적 판매량을 보면 현대차는 중국·러시아·인도·브라질 등 대부분의 신흥시장에서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1분기 잠시 주춤했지만 2세대 제네시스와 LF쏘나타가 투입된 4월부터 반전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유독 유럽에서만 고전을 겪는 이유로 현지에서의 신차 부재와 판촉경쟁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해 9월 소형 해치백 i10을 유럽시장에 내놓은 이후 아직까지 신차를 출시하지 않고 있다. 신차출시 사이클을 경기 회복기에 맞춰 전략적인 판촉경쟁에 나서고 있는 주요 메이커들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이상현 NH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지난 2년간 유럽시장 침체기 때 i시리즈 등 신차 출시로 타 업체에 비해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올해는 아직까지 신차가 없고 상황도 여의치 않아 회사도 유럽에서의 자체 판매량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유럽에서 큰 악재는 없는데 상대적으로 미국과 일본 등의 자동차 업체가 잘해주고 있어 반사적으로 실적 하락세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의 부담도 크다는 설명이다.
 
현대차는 2분기 중 신형 제네시스를, 연내 i20를 출시해 유럽에서의 부진을 씻는다는 각오다. 특히 명차들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신형 제네시스의 안착 여부는 향후 브랜드가치 제고와도 직결되는 대목이다. 1세대 제네시스가 거둔 북미에서의 성공적 경험을 유럽에서도 재연하느냐가 관건.  
 
한편 올해 현대·기아차는 유럽시장에서의 판매 목표를 지난해 목표보다 1% 증가한 75만4000대로 책정했다.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유럽시장 판매량이 74만3000여대였던 것에 비해 상당히 보수적인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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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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