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4가지쇼'에 출연해 눈물을 보인 티아라의 지연. (사진캡처=Mnet)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걸그룹 티아라의 지연이 마음 속 깊은 고민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보였다. 지난 20일 방송된 Mnet ‘4가지쇼’에서였다. “나를 잃어버린 느낌이 든다”, “사람들의 시선이 무섭다”는 등의 말로 대중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는 연예인으로서의 고충을 털어놨다. 자신의 진심을 보여주려는 진정성이 엿보였다.
하지만 비난 여론이 거세다. 네티즌들은 각종 포털사이트의 댓글을 통해 지연을 향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어느새 대중들에게 미운털이 박혀 버린 듯한 티아라 지연의 눈물, 이젠 정말 늦은 걸까.
◇Mnet '비틀즈코드'에 출연했을 당시의 지연. (사진캡처=Mnet)
◇'왕따 사건'으로 시작된 비난 여론..소속사의 미숙한 대처가 일 키워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12년 발생한 티아라의 '왕따 사건'이었다. 당시 티아라의 전 멤버 화영이 나머지 멤버들에게 왕따를 당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고, 결국 화영은 팀을 떠났다.
티아라의 멤버가 해당 사건과 관련해 방송에서 눈물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 방송된 Mnet ‘비틀즈코드’에서도 티아라의 은정, 효민, 지연은 이 사건에 대해 언급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1년전에도, 지금도 티아라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그런 가운데 왕따 사건에 대한 소속사의 미숙한 대처가 결국 지금과 같이 일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처음 이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티아라의 소속사는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서지 않았다. 보도자료를 통해 화영의 탈퇴를 알렸을 뿐이었다. 이후 자필 편지의 형식 등으로 사과했지만, 논란을 말끔히 해소하진 못했다.
당시 티아라의 멤버 소연은 KBS 드라마 '해운대 연인들'의 출연을 앞두고 있었다. 이 드라마의 황은경 작가는 “이번 일은 소속사의 대처가 좀 아쉽다. 국민들이 납득하는 방향으로 해명을 하거나 해결을 했었어야 했다”며 공식적인 자리에서 말했다. 드라마 작가가 스캔들에 휩싸인 출연 연예인의 소속사에 대해 직접적인 코멘트를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티아라의 입장에선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잠잠해지지 않는 비난 여론이 억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건이 터진 후 그것을 수습하는 과정들이 매끄럽지 못했다. 논란에 대한 시원한 해명 없이 소속사가 멤버들의 연예 활동을 밀어붙이고만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지연은 '4가지쇼'에서 눈물을 보인 날 솔로 가수로 데뷔했다.
◇'1분 1초'로 솔로 데뷔..섹시 콘셉트 고집했어야 했나?
지연은 지난 20일 자신의 첫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지난 2009년 데뷔한 티아라의 멤버 중 솔로 앨범을 발표한 것은 지연이 처음이다. 티아라 측은 또 다른 멤버 효민의 솔로 데뷔도 준비 중이다.
지연의 솔로 앨범엔 많은 것들이 달려 있었다. 비난 여론에 시달리고 있는 티아라로선 반전이 필요했다. 하지만 아직까진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진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연이 솔로 데뷔를 했다는 것에 대해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노래 자체의 인기가 그만큼 뜨겁지는 않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노래에 몰려야 할 관심이 지연의 '4가지쇼' 출연 등으로 인해 다른 곳으로 분산됐기 때문. 소속사가 적절한 대처를 통해 각종 논란으로 인해 생긴 부담을 진작에 털어냈다면 걱정하지 않았어도 될만한 부분이었다.
지연이 발표한 '1분 1초'는 히트메이커인 이단옆차기의 곡이다. 미디움 템포의 이 노래는 사랑하는 남자를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간절한 마음을 담고 있다. 세련된 멜로디와 여자의 솔직한 마음을 애절하게 그려낸 가사가 인상적이다. 지연의 섹시한 매력을 극대화한 노래다.
하지만 지연 외에도 워낙 많은 여성 솔로 가수들이 섹시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는 탓에 지연만의 차별화된 색깔을 보여주기엔 부족한 느낌을 준다. 대중들의 따가운 시선이 계속되는 가운데 굳이 섹시 콘셉트를 고집했어야 했는지도 의문이다. 소속사의 선택이 이번에도 대중들의 기대나 생각과는 어딘가 동떨어져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솔로 가수로 데뷔한 지연. (사진=코어콘텐츠미디어)
◇도 넘은 악의적 비난.."대중들 시선에 상처 받는 연예인 많아"
대중들을 자극할만한 사건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소속사의 대처가 다소 미흡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티아라와 지연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도를 넘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나를 안 좋게 보는 시선이 억울하진 않다. 내가 한 행동 때문에 생긴 것이다. 내가 잘못한 것"이라는 지연의 말처럼 모든 것을 지연의 잘못으로 돌린다 하더라도 악의적인 비난들이 정당화될 순 없다.
한 가요 기획사의 관계자는 “연예인들의 입장에서 TV에 보여지는 모습과 이미지만으로 대중들에게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다. 연예인들 대부분이 일반인에 비해 더 감성적인 사람들이지 않냐”며 “실제 자신의 모습과 대중들의 눈에 비춰지는 자신의 모습이 달라서 마음고생을 하는 연예인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인터넷상에서의 자신에 대한 여러 글들을 보며 상처를 받곤 한다. 한 번 어떤 사건이 있으면 그 연예인의 이미지는 영원히 하나로 굳어져버리는 것 같다”며 “소속 연예인에게 인터넷 댓글을 보지 말라고 얘기하긴 하지만 사람인 이상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평가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그게 잘 안 된다”고 덧붙였다.
'왕따 사건'으로 인해 비난 여론의 중심에 서게 됐던 지연이 이젠 대중들로부터 집단 왕따를 당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지연이 인신 공격성 댓글에 시달리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연예인으로서의 숙명"이라고 넘기기엔 가혹한 부분이 있다.
지연은 각종 음악방송을 통해 자신의 솔로 무대를 선보이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솔로 가수로서 도약을 노리고 있는 지연이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대중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풀기 쉽지 않은 숙제가 주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