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가 중국의 분쟁지역 원유시추 등 문제에 대해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 정부가 법적 대응 방침을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중 총리는 "베트남은 국제법에 따른 법적 대응을 포함한 다양한 대응방안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며 "베트남은 자주권과 법적 이해관계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파라셀 군도 부근에서 원유 시추를 추진하고 주변에 선박을 배치하는 것은 베트남의 대륙붕과 베타적경제수역(EEZ)을 심각하게 침범한 것"이라며 "유엔해양법협약(UNCLIS)에도 어긋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오른쪽)과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가 21일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하고있다.(사진=로이터통신)
중 총리는 법적 대응과 관련해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필리핀처럼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를 통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중국과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은 지난 3월 유엔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에 공식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
중국은 필리핀에 법적 절차 참여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히며 의견서 제출로 두 나라의 관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이번 베트남 정부의 법적대응 시사에도 강력 반발하고 있다. 홍 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마친 뒤 "베트남이 무책임한 고발을 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한편 필리핀을 찾은 중 총리는 전날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베트남과 필리핀이 중국의 영유권 공세에 맞서 함께 대응키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