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에 내 자리 있겠나"..정금공 퇴사자 줄이어

정금공 인사상 불이익 불안감 확산

입력 : 2014-05-23 오후 1:59:53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통합산업은행 출범에 앞서 정책금융공사 해체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회사를 떠나는 정금공 직원들이 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일 산은과 정금공의 통합을 골자로 한 산은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사이 정금공 직원 5명이 퇴사했다.
 
정금공 관계자는 "이번에 산은법 통과이후 퇴사를 고민하던 직원들이 결정을 내리면서 자연퇴사율보다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퇴사한 이들 대부분 정금공 공채로 들어왔거나 외부 출신들로 알려졌다. 현재 정금공 전체 직원 400여명 가운데 3분의 1은 산업은행 출신이고 나머지 3분의 2는 다른 회사에서 경력으로 입사했거나 공채로 들어온 사람들이다.
 
이들은 산은으로 통합시 인사 상에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09년 산은에서 정금공이 분리된 이후 각자 인력과 조직을 키웠기 때문에 통합 할 경우 겹치는 부서와 인력의 축소가 불가피하다.
 
정금공 다른 관계자는 "(이직을 위한) 재직증명서를 떼려고 타이밍을 보는 직원들도 많다"며 "조직이 해체되기 전에 차라리 다른 일을 찾을 수 있는 사람들은 그럴 만한 능력이 있다는 면에서 부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직원들이 견제하는 분위기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산은 노조 측은 "산은은 근속 년수 대비 정금공 직원들과 직급 및 직위가 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이대로 통합할 경우 산은 직원들이 역차별 당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피합병 기관인 정금공에서는 직원 처우와 관련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가 전무하다.
 
공사 노조도 금융노조를 상위단체로 둔 산은 노조와 달리 독립노조이다보니 영향력이 적을 뿐더러 직원들 피해를 우려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안정적인 산은·정금공 통합을 위해 이번주부터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해 산은과 정금공에서 각각 추천한 인사 등 7인 이내로 구성된 합병위원회를 꾸렸다.
 
합병위원회에 각 기관에서 추천한 인사를 포함시킨 것은 기관의 의견을 공정하게 수렴하되, 정금공 직원들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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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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