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욱기자] 새누리당이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 구하기에 나선 모양새다. 23일 새누리당은 이완구 원내대표와 주호영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와 당 대변인을 통해 온종일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경기지사 후보 때리기에 집중했다.
새누리당은 김진표 후보가 내세운 '경기도 보육교사 8만 명 국가공무원 전환' 공약을 문제 삼고 있다. 김 후보의 공약이 재정 여건 상 실현 가능성이 없고 경기도 단독으로 이행할 수 없는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는 주장이다.
이날 오전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이완구 비대위원장은 김 후보의 공약에 대해 "제2의 무상버스화가 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를 갖고 있다"며 "시대정신에도 역행하고 국민적 동의를 받을 수도 없고 정말 인기영합적인 이 선거 행태를 우리가 참담한 기분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라고 비판했다.
김태원 비대위원도 "보육교사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저희 새누리당에서도 동의하는 바"라면서도 "다만 그 처우 개선에 대해 필요한 소요 예산이 과연 어느 정도인지가 더 중요하다. 무슨 재정으로 공무원에 준하는 신분을 부여하겠다는 것인지, 그 예산은 과연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의 공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후 원내지도부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통해 김 후보를 재차 몰아붙였다.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경기지사 후보(왼쪽)과 남경필 새누리당 경기지사 후보(오른쪽) ⓒNews1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경기도 차원에서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전국의 17개 지방자치단체의 의견과 중앙정부 협의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라며 "연간 경기도만 해도 1조 3000억 원의 추가예산이 소요된다고 한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지 재원에 대한 대책이 전혀없다"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김 후보를 겨냥해 "기획재정부 장관과 부총리까지 하셔서 국가 재정 살림을 살아보신 분인데 선거를 앞두고 포퓰리즘의 대표적 공약을 발표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오후에는 남경필 새누리당 경기지사 후보도 가세했다. 남 후보 측은 논평을 통해 "보육교사 공무원 전환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하자 슬쩍 말 바꾸기에 나선 것"이라며 "국민 앞에 솔직히 고백하고 차라리 공약을 철회하라"라고 일갈했다.
거듭되는 공세에 김진표 후보 측은 논평을 통해 "김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자 남 후보 측이 불안감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도리어 남 후보의 말 바꾸기 사례를 비판했다.
새누리당 지도부의 김진표 견제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불안감'이 표출됐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 선거 초반 10%~20%p 격차로 여유롭게 앞서갔던 남 후보는 세월호 참사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와 오차 범위 내 접전을 펼치고 있다.
수도권 빅3(서울·경기·인천) 중 승리가 유력했던 경기도를 지켜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경기도는 서울, 인천과 달리 김문수 현 지사가 8년 동안 수성한 지역이다. 여권의 광역단체장 후보 관계자는 "세월호 이후 경기도가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