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롯데손해보험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듯 했지만 LIG손해보험 노조가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상황이 쉽지 않아지는 모양새다.
KB금융(105560)지주도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이 알려지면서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됐지만 내홍의 파장이 심화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LIG손해보험 본사.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LIG손보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19일 본입찰을 마감했지만 최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두고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에 참여한 롯데손보, KB금융, 동양생명-보고펀드, 자베즈파트너스-새마을금고, 푸싱그룹 등이 인수가격으로 제시한 입찰 가격이 5000억원 후반에서 6000억원대에서 형성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본입찰에서 제시한 금액 가운데 최고가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본입찰 이후 경매 호가식 재협상을 진행하기 때문에 추후 금액은 더 올라갈 수 있는 여지를 남겨뒀다.
하지만 본입찰에 참여한 곳들이 대부분 LIG손보의 인수가를 6000억원대에서 많아야 7000억원대가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가격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가격부분 이외에도 인수자들의 대내외적인 상황도 당장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롯데손보의 경우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이 되자 LIG손보 노조가 22일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노조는 롯데손보의 직원들 급여 및 복지후생이 최하위 수준 등의 이유를 내세우며 강력히 인수저지 입장을 밝혔다. 노조의 의견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전면 매각무산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LIG손보 노조는 28일 또 다시 집회를 열고 전 임직원과 설계사들을 대상으로 롯데손보 인수 반대의 의견을 모아 대주주에게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은행업 밖에 내세울 게 없는 KB금융도 매각작업 초기 이번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나타냈지만 사실상 인수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지주회장과 은행장의 불화설 등 내홍이 불거지면서 최종 가격 경쟁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KB금융이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보험업을 키우기 위해 대형 보험사 인수를 치밀하게 준비를 했지만 최근 터지고 있는 내홍으로 최종 결정까지 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보고펀드와 자베즈파트너스의 경우 단기간 이익을 시현해야하는 사모펀드여서 장기 경영 구조의 보험업 특성상 금융당국에서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더라도 최종 금융당국 승인이라는 변수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푸싱그룹의 경우 중국계 자본이어서 국내 대형 보험사의 해외 자본에 팔린다는 부정적 시각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골드만삭스가 최고가 이외에 금융당국의 승인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다음 주까지 경매 호가식 재협상을 추진할 것”이라며 “다음 주에 최종적으로 LIG손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의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