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태국 군부가 쿠데타 선언 이틀만에 상원을 해산한데 이어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지지세력인 '레드셔츠' 요원을 체포하기 시작했다.
25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군부는 동북부 콘깬주에서 레드셔츠 22명을 테러 모의 혐의로 체포했다. 폭탄과 탄약, 차량 등 400여점을 압수하기도 했다.
군부는 쿠데타 직후부터 5인 이상의 회동을 금지하고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통행금지를 부과하는 등 시위를 막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으나 반(反) 쿠데타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전날에도 3군데 이상에서 수백명이 쿠데타를 규탄하고 민정이양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도 시위대는 방콕 시내 쇼핑몰에서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를 열 예정이었으나 군부가 해당 장소에 미리 집결해 있는 등 시위를 저지하고 있다.
◇태국 방콕 시내 승리기념탑에 군부의 쿠데타에 반대하는 문구들이 걸려있다.(사진=로이터통신)
군부는 전날 마지막 남은 입법 기관인 상원을 해산하고 입법권을 군부에 귀속시킨다고 밝히기도 했다.
군부 쿠데타 지휘부인 국가평화질서유지회의(NCPO)의 윈타이 수와리 대변인은 지난 24일 현지 TV 방송을 통해 "하원과 상원 인준이 필요한 법안에 대한 책임은 이제 군이 맡는다"며 "상원은 오늘부로 해산됐다"고 말했다.
태국 군부는 현행 헌법을 폐지하고 '국민회의' 기구를 통해 새 헌법 질서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경제와 법무, 치안 등 5개 분야에 대해 군 중심의 통치기구를 만들고 군과 경찰 간부가 예산 집행권을 가질 계획이다.
쿠데타를 지위하고 있는 쁘라윳 짠오차 육군 참모총장은 "임시내각을 설치하거나 다른 대행총리를 임명할 계획이 없다"며 군부가 국정운영을 맡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태국에 350만달러에 달하는 경제·군사적 원조를 중단한데 이어 태국과 합동 군사훈련과 고위급 교류 일정도 전면 취소한다고 밝혔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은 태국과 오랜 기간에 걸쳐 생산적인 군사관계를 맺어왔지만 미국 국내법과 민주적 원칙에 따라 태국과의 관계를 재검토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다음달로 예정돼 있는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함대 사령관의 태국 방문을 취소하고, 태국 육군참모총장의 미국 태평양사령부 방문도 철회한다고 밝혔다. 또 태국에서 실시될 예정이었던 경찰 소방훈련 프로그램에 불참하고 태국 경찰관의 미국 방문도 취소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