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연초 들어 상장사들의 합병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특히 소규모 형태로 계열사나 자회사끼리 합치는 이른바 '불황형 합병'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수익성이 악화된 계열사와 합치는 경우도 있어 종목별로 재무상태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날까지 국내 상장사들의 합병 공시 사례는 35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27개) 29% 증가한 수치다. 이달에만 총 7개의 합병결정 공시가 발생했다.
다음(035720)커뮤니케이션은 오는 10월 1일을 합병기일로 카카오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26일 공시했다. 합병목적은 핵심사업 강화와 시너지 효과 창출이다.
합병법인 다음카카오의 시가총액은 4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코스닥 시총 2위 기업 입성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을 다음은 카카오를 통해 모바일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카카오는 다음의 인프라를 활용해 신규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는 '윈윈전략'으로 보고 있다.
특히 코스닥 위주로 계열사나 자회사를 합치는 이른바 '불황형 합병'이 늘고 있다. 자연스러운 구조조정과 비용절과 효과로 경영효율화 작업에 나서는 모습이다.
같은 날
동진쎄미켐(005290)도 경영효율성과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1대 0 합병비율로 자회사 동진디스플레이재료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20일에는 스마트전구 관련주로 꼽히는
필룩스(033180)가 사업다각화와 경영효율화를 위해 중국의 자회사를 합병하기로 했다.
이노와이어리스(073490)는 종속회사인 아큐버가 자회사인 아큐버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키로 했다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주식시장에서 합병 재료는 호재로 작용한다. 비용절감과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다만 수익성이 악화된 기업을 떠안고 몸집을 합치는 경우도 있어 종목별로 재무상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전날
롯데제과(004990)는 계열사 롯데브랑제리 지분 100%를 1억8205만원에 인수한 후 8월1일부로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양산빵을 만드는 롯데브랑제리의 경우 지난해 28억원 규모의 영업손실로 내며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다. 롯데제과로서는 비용절감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동국산업으로 흡수합병되는 자회사 대원스틸 역시 지난해 2억6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동진쎄미캠으로 흡수합병되는 동진디스플레이재료 역시 지난해 95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송인찬 신한금융투자 기업분석팀장은 "구조조정을 통해 가치를 높이는 합병이슈의 경우 종목별로 개별이슈와 재무상황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