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선거 후에도 갈등 지속..교전으로 48명 사망

체첸군 동부 시위에 합류..불안감 '가중'

입력 : 2014-05-28 오후 3:26:02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대선 이후에도 우크라이나 동부 사태가 이어지면서 평화 무드가 조성될 것이라던 기대가 여지없이 무너졌다.
 
게다가 체첸군이 분리주의 세력을 지원하겠다고 나서 더 큰 긴장감을 유발했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동부 지역의 무력시위를 진압하는 데 성공했지만, 대선 이후 처음 벌어진 유혈 사태로 긴장감이 고조됐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이날 교전 끝에 도네츠크 공항을 점거했던 분리주의 세력을 진압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최소 4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아르센 아바코프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교전이 종료된 후 "공항은 우리의 통제 아래 있다"고 선언했다.
 
이번 진압 작전은 대통령 당선인인 페트로 포로센코의 명령 아래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포로센코 당선인은 그동안 분리주의 세력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강하게 대응할 것을 다짐해왔다. 그는 "반군 세력은 몇 달은 고사하고 수 시간을 버티는 데 그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낸 적도 있다.
 
도네츠크 분리주의 지도부는 정부가 강경 진압에 나서자 러시아 정부에 군사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모스크바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반군이 공항 도로 인근에다 진지를 구축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다만,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체첸군이 동부 시위대에 합류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러시아 개입설이 또다시 불거졌다.
 
FT는 이날 일주일 전에 도네츠크주에 도착해 분리주의 활동을 돕고 있는 체첸 병사들이 있다고 전했다.
 
한 체첸 군은 FT와의 인터뷰에서 "람잔 카디로프 체첸 대통령이 지시를 내렸다"며 "동부 분리주의 측이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체첸은 러시아로부터 분리독립 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그중에는 러시아와 결탁한 세력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수십 명이 우크라이나 동부에 투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러시아 정부는 동부 세력을 지원해 준 적 없다고 일축했다. 설령 체첸인이 동부 사태에 개입했다 하더라도, 러시아 정부가 시민 개인의 이동을 막을 수 없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이런 가운데 도네츠크 동부를 순찰하던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요원 4명의 행방이 알려지지 않아 긴장감을 가중시켰다.
 
전문가들은 이런 식으로 동부 사태가 지속되면 새 지도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리라 전망했다.
 
타티아나 아로바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 그룹은 "동부 반군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러시아가 어떤 조치를 취하지는 않고 있다"며 "다만, 동부 사태는 포로센코의 대표성에 흠집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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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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