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잇따른 악수(惡手)..집권 중반 중대기로

세월호 사태 수습용 회심의 안대희 카드 '최악의 한 수'

입력 : 2014-05-29 오후 3:29:49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첫 내각이 구성되기까지 무려 12명의 후보자가 낙마했던 박근혜 정부의 인사 참사가 집권 2년차에도 계속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관피아 척결·적폐 해소·공직사회 개혁을 이끌 적임자로 내세웠던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전관예우 논란에 휩싸여 인사청문회도 치르지 못한 채 낙마했기 때문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이 드러나 민심이 들끓는 가운데 사태를 진정시키려 꺼내든 회심의 카드는 도리어 최악의 한 수가 돼버린 모습이다.
 
안 후보자의 전격 사퇴는 2기 내각 출범과 정부조직 개편을 통해 정권이 처한 풍전등화의 벼랑 끝 위기를 돌파하려던 박 대통령의 구상에 커다란 차질을 일으켰다.
 
◇안대희 전 대법관. ⓒNews1
 
박 대통령은 당장 총리 인선부터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중대기로에 직면했다.
 
일단 검증의 칼날을 피하기 위해 적지 않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고, 절차상 빨라도 6월 중순은 지나야 신임 총리의 제청으로 개각이 단행될 수밖에 없어 세월호 국면이 수습되기는커녕 장기화될 조짐이다.
 
비록 사의를 표명한 정홍원 총리가 당분간 직무를 계속할 방침이지만 한계가 분명하고, 공석 중인 국가정보원장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대한 인선 또한 늦춰지고 있는 것은 국정 공백이 길어짐을 의미한다.
 
또 '기춘대원군'으로 통하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공직 인사를 총괄하는 인사위원장을 겸하고 있고, 총리 지명이 박 대통령 모르게 이뤄졌을 리 만무하다는 점에서 인사 실패에 따른 책임론도 피할 수 없는 형편이다.
 
국가정보원 등 새누리당 정권 국가기관들의 대선 불법 개입 의혹으로 바람 잘 날이 없던 지난해와 비교해도 정국 난맥상이 오히려 더 심화된 셈이다.
 
아울러 잇따른 악수(惡手) 속에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는 지방선거가 오는 6월 4일 치러지는 대목 역시 박 대통령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자칫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경우 박 대통령의 영(令)이 서지 않는 정권 말에나 나타나는 레임덕 현상이 집권 중반기에 접어들 박근혜 정부에서 조기 포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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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