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앱 많이 쓴다면 '스마트폰 중독' 의심

카이스트 이의진 교수팀 '스마트폰 중독 행동패턴 분석' 시스템 개발

입력 : 2014-06-01 오전 11:30:00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1 대학생 최민형군(22, 가명)은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없이는 살 수가 없다.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페이스북을 검사하고 새로 올라온 글과 사진들을 본다. 카카오톡으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고 버스에서는 트위터에 올라온 멘션을 보느라 바쁘다.
 
#2 주부 조정민씨(45, 가명)은 최근 초등학교 동창을 통해 네이버 '밴드' 앱을 알게됐다. 앱을 통해 초중고 동창들을 만나게 되면서 하루 일상에서 밴드는 빠질 수 없는 일과가 되어버렸다.
 
스마트폰의 보급화와 다양한 앱(애플리케이션)의 출연으로 사용자들은 일상의 재미와 편리함을 얻기도 했지만 '스마트폰 중독'이라는 그림자도 떠안게 됐다.
 
KAIST 지식서비스공학과 이의진(38) 교수(사진) 연구팀은 개인의 스마트폰 사용기록을 분석해 스마트폰 중독 행동패턴을 발견하고, 중독 위험에 있는 사람을 자동으로 분류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이 교수는 95명의 대학생을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의 '성인 스마트폰 중독 자가진단 척도'를 바탕으로 중독 위험군 36명과 비위험군 59명으로 나눴다.
 
연구팀은 사용자 스마트폰의 ▲전원 ▲화면 ▲배터리 상태 ▲앱 실행 ▲인터넷 이용 ▲전화 ▲문자메시지 등 모두 5만시간 이상의 사용기록을 수집했다.
 
연구결과 위험군은 특정 1~2개 앱을 매우 한정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앱은 카카오톡, 라인 등 모바일 메신저와 페이스북, 트위터, 싸이월드 등의 SNS였다.
 
눈여겨 볼 점은 알림 기능도 중독 행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톡 메시지, SNS 댓글 등에 대한 알림기능을 설정했을 때, 스마트폰 사용시간은 위험군이 하루 평균 38분 더 길었다. 알림메시지가 자기조절력이 낮은 위험군에게 외부 자극이 되어 더욱 빈번한 스마트폰 사용을 야기한 것.
 
위험군의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은 4시간13분으로, 3시간27분으로 나타난 비위험군에 비해 약 46분 길었다. 특히 오전 6시에서 정오 사이와 오후 6시부터 자정사이에 사용량 차이가 두드러졌다. 사용횟수는 위험군이 11.4회 많았다.
 
◇하루 시간대별 스마트폰 사용시간(왼쪽 그래프)과 사용 횟수(오른쪽 그래프). 오전 6~12시 사이 시간과 저녁 18~24시 사이 시간대에서 위험군과 비위험군의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자료제공=KAIST)
 
이 교수는 이번에 수집한 자료를 기반으로 사용자를 위험군과 비위험군으로 자동으로 판별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80%이상의 정확도를 보이고 있는 이 시스템은 앞으로 스마트폰 중독 현상에 대한 행동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돕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이의진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기존 설문조사를 통한 자기보고기반 스마트폰 중독 분석은 실시간 데이터 확보가 어렵고 입력한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지만 실제 수집한 자료를 '데이터 사이언스' 기법과 '퍼스널 빅데이터' 분석으로 한계점을 극복했다"며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을 중재하는 앱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퍼스널 빅데이터'란 사용자 중심의 빅데이터를 말하며 개인이 온·오프라인 상에서 활동한 이력에 기반해 개인이 언제, 어디서, 누구와 만났는지, 무엇을 했는지 등을 쉽게 기록하고 검색할 수 있는 개인화된 데이터를 통칭한다. 또 '데이터 사이언스' 기법은 데이터로부터 일반화된 지식을 뽑아내 의미있는 통찰을 도출하기 위한 과학적 접근 방법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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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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