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종합지수, 필요하지만 아직 '시기상조'"

입력 : 2014-06-02 오후 4:42:00
[뉴스토마토 곽성규기자] 한국거래소가 올해 코넥스 종합지수를 도입할 예정인 가운데 관련 업계와 학계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2일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지수처럼 상장사 시가총액을 가중 합산해서 산출하는 방식으로 코넥시 시장 전체 상황을 반영할 수 있는 인덱스가 올 하반기에 나올 예정이다. 
 
거래소는 정책 협의 단계를 걸쳐 올해 안에 지수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지수도입이 투자자 혼선만 부추길수도"
 
코넥스 상장사들은 시장지수 도입에 대해 일부 긍적적인 측면이 있지만 아직 지수발표를 하기에는 시장규모나 거래량이 부진하다는 입장이다. 시장 대표성이 부족한 지수를 성급하게 발표했다가 투자자들의 혼란만 부추기게 된다는 얘기다.
 
코넥스 상장사 'H사' 대표는 "코넥스도 지수 발표나 이런 계획들을 차후에는 해야 되겠지만 지금은 시기상조"라며 "현재 거래가 안 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지수를 발표해서 안 좋은 이미지만 갖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코넥스 상장사 'U사' 대표도 "올해는 코넥스 관련 제도가 바뀌고 거래활성화가 시작되는 시점"이라며 "거래활성화가 어느정도 이뤄진 다음에 지수를 발표해야지 지금 수준의 거래량을 가지고 하는 것은 기업들에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코넥스 상장사 'J사' 대표는 "아직 코넥스 시장이 벤처붐이 일어날 때처럼 좋은 이미지가 아니고 투자에 대한 흐름을 시장이 이끌어 가고 있는 상황도 아니다"며 "때문에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데 종합지수를 발표한다면 시장 흐름이 오히려 왜곡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 투자자들이 정말 그 기업을 보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을 때 지수가 효과를 발휘한다"며 "지금 코넥스에서 몇몇 빈껍데기 기업들이 폭탄돌리기 하는 상황도 있는데 그게 지수로 반영된다면 투자자들이 혼선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수 도입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효과 의문"
 
증권가에서도 코넥스 지수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김태성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덱스가 있거나 없다고 해서 시장 자체가 활성화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종합지수는 유동성이 있는 상태에서 흐름을 타고 가야 되는데 유동성이 없는 상태에서 지표 자체가 유의미한 흐름을 보이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지금의 코넥스 시장은 조금만 누가 들어오거나 나가면 폭등과 폭락이 반복되기 때문에 지수를 발표하더라도 예측 가능성이 상당히 낮은 인덱스가 될 것"이라며 "예측 불확실성이 높은 지표를 가지고 관련 금융상품을 만들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50개 정도의 적은 종목수를 가진 가운데 대표지수가 발표되면 일부 몇개 인기종목 위주로 지수가 왜곡될 수 있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넥스 시장의 시가총액은 현재 1조원 정도에 불과한데 이는 코스닥 시장의 100분의 1도 안된다"며 "현재 코넥스의 시가총액과 종목수를 고려했을 때 지수의 대표성으로 시장의 흐름을 느끼기 어렵고 왜곡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코넥스 시장의 발전 흐름을 보기 위해서 앞으로 지수 자체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낮은 유동성은 코넥스 시장의 한계"
 
코넥스의 정체성 자체가 시장의 유동성을 해쳐 지수가 발표되더라도 신뢰성을 가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코스피나 코스닥은 기본적으로 유통을 목적으로 개설된 시장이기 때문에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이에따라 가격 발견 기능에 대한 신뢰성이 충분히 시장에서도 인정되는데 비해, 코넥스는 유통의 목적보다는 기본적으로 코스닥의 인큐베이터 역할의 시장으로 당국이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유동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코넥스에서 형성되는 가격들은 코스피나 코스닥 시장에 비해 신뢰성이 확보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지수도입의 목적 자체가 지수를 활용하는 상품을 출시함으로써 추가적인 유동성이 코넥스 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겠다는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올해 하반기에 도입될 코넥스 종합지수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시진출처=코넥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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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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