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비빔밥을 넘어 항공사들마다 기내식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다.
오랜 시간 동안 비행하면 가장 필요한 것은 편안한 잠자리와 먹거리 즉, '기내식'일 것이다. 맛의 즐거움을 느끼며 지루함을 달랠 수 있다.
대부분 여행을 떠날 때 한번쯤 기내식을 사진으로 찍어 간직해뒀을 법하다. 기내식은 이제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여행의 일부다.
◇일등석 한식정찬 기내식. (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003490)은 한식정찬을 필두로 비빔밥, 다양한 죽과 계절음식인 동치미국수, 토종닭백숙 등 한식 기내식에 집중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1997년 기내식으로 비빔밥을 제공해 국제항공케이터링협회(ITCA)에서 머큐리 어워드(Mercury Award) 기내식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외항사에 최우수 해외 기내식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후 대한항공은 한식에 무게를 두고 외국인들도 즐길 수 있도록 1년여 동안 전통 한식정찬 메뉴개발에 주력했다. 올해 1월부터 장거리 노선 일등석에는 정통 한식정찬 코스가 제공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앞으로 다양한 한식 기내식 메뉴를 개발하고 지속적인 품질을 향상시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이라며 "세계 속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한국의 입맛을 알리는 민간 외교사절단 역할을 계속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2년 3월부터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 2번째 기내식으로 김치찌개가 처음 등장했다. 냄새는 라면 수준이어서 한국 사람은 물론 외국인들도 거부감 없이 주문했다고 아시아나항공은 설명했다.
여기에 김치를 활용한 다양한 기내식이 등장했다. 인천~호치민 비즈니스 노선에는 백김치를 곁들인 스테이크와 김치 베이컨 말이 스테이크가 제공됐다. 인천~이스탄불 노선 일반석에는 김치 도리아, 미국·중국 노선 비즈니스·일등석에는 김치 낙지죽이 선보였다.
또 지난 2005년 3월1일부터 선보인 쌈밥은 지난 2006년 ITCA 머큐리 어워드 기내식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등 반응이 좋았다.
현재 퍼스트클래스에는 쇠갈비쌈상, 비즈니스클래스와 일반석에는 영양쌈밥이란 브랜드 명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아시아나항공은 6개월 동안 쌈밥 특별팀을 운영하기도 했다. 아울러 전 노선에 지난 2009년부터 10월16일부터 막걸리를 제공하고 있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한식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손님에게 고급스런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내식의 차별화는 외국 국적 항공사들도 마찬가지다.
델타항공은 지난 2010년 6월부터 인천~디트로이트 직항 노선을 운영했으며, 3일 인천~시애틀 신규 직항노선까지 취항하게 됐다.
이에 따라 한국인의 입맛을 고려해 비빔밥과 삼계탕을 메뉴로 제공하고 있다. 다만 삼계탕의 경우 국물을 관리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어 퓨전식으로 소스로 대체했다.
◇캐세이패시픽 기내식 가르가넬리 파스타. (사진제공=캐세이패시픽항공)
캐세이패시픽은 홍콩 리츠칼튼 호텔의 최고급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토스카'의 스타 셰프 피노 라바라와 손잡고 프리미엄 이탈리안 기내식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번 프리미엄 이탈리안 기내식은 한국·홍콩에서 출발하는 중장거리 노선의 일등석과 비즈니스석 승객에게 다음달 31일까지 제공된다.
마크 우(Mark Ng) 캐세이패시픽 한국 지사장은 "기내식은 캐세이패시픽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품격을 말해주는 핵심 항목 중 하나"라며 "홍콩 특유의 풍미를 살린 '시그니처 디쉬' 등 그 동안 차별화된 기내식을 선보이려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수천 미터 위에서는 기압이 20% 떨어져 음식이 변하기 쉽상인데다 불을 이용한 조리는 위험하다"며 "또 높은 고도에서는 미각도 떨어지기 때문에 제대로 기내식을 제공하기란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내식은 마케팅 요소 중 중요한 부분이기에 항공사들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차별화를 시도한다" 설명했다.
◇델타항공 기내식 비빔밥과 아시아나항공의 영양쌈밥, 김치 베이컨 말이 스테이크, 대한항공의 동치미국수(시계방향 순) (자료제공=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