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 기자]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형 선고공보의 작성여부를 후보자의 임의사항으로 한 현행 공직선거법 규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시각장애인 김모씨가 “점자형 선거공보 작성을 후보자 임의사항으로 하고, 점자형 선고공보의 면수도 비장애인을 위한 책자형 선고공보 면수 이내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규정은 시각장애인의 선거권 등을 침해하고 국가의 장애인 보호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5(합헌) 대 4(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헌재는 “점자형 선거공보 작성 여부를 후보자가 임의로 선택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비장애인을 위한 책자형 선거공보 작성 여부 역시 임의적 선택 사항”이라면서 “방송이나 언론매체 등 다양한 방식의 선거운동 방법이 가능하고, 특히 방송에 의한 선거운동의 경우 음성을 통해 정보전달이 이뤄지므로 시각장애인이 가장 효율적으로 선거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선거운동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또 “점자형 선거공보를 반드시 작성해 제출해야하는 의무사항으로 규정할 경우 후보자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결과가 초래된다”라면서 “국가는 점자형 선거공보 작성·발송 비용을 전액 부담해 후보자의 점자형 선거공보 작성·제출을 자발적으로 유도하고 있는데 이는 선거운동의 자유와 시각장애 선거인의 선거정보 접근권을 조화롭게 보장하는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한철, 이정미, 김이수, 안창호 재판관은 “공직선거법은 책자형 선거공보, 문자메시지 전송, 현수막, 어깨띠 등 소품 등 다양한 시각적 방법에 의한 선거운동을 인정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러한 선거운동을 통해 제공되는 정보는 시각장애선거인이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는 한 정상적으로 취득할 수 없는 정보기 때문에 실효성 있는 수단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 재판관들은 이어 “비시각적 선거운동방법은 후보자의 준법의식과 공직자로서의 자질 평가에 핵심적 요소가 되는 사항인 병역사항, 최근 5년간 소득세 등 납부와 체납실적, 전과기록, 직업과 학력 등 인적사항 등을 체계적으로 제공하지 못한다”면서 “더구나 시각장애선거인이 청각장애까지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구술을 통해 제공되는 정보도 취득할 수 없기 때문에 실효성 있는 수단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