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자사주, 삼성카드가 보유한 제일모직 지분을 사들인다.
증권가에서는 삼성SDI는 3442억원의 현금을 확보해 투자재원을 활용하고, 삼성전자는 전자소재와 2차전지에 대한 육성의지도 다지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날 삼성SDI 주가는 이같은 기대감을 반영하며 장중 4% 이상의 강세다.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있는 삼성에버랜드가 내년 1분기 상장 추진의사를 밝힌 3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상장을 통해 지난해 재편된 사업 부문들의 사업경쟁력을 조기 확보해 글로벌 패션·서비스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News1
◇삼성전자, SDI 지분 확대.."자산 가치 기대감 부각"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 3일 오후 보유중인 삼성전자 자사주 217만여주 전량을 삼성전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같은날 제일모직도 삼성전자 주식 207만여주를, 삼성카드는 제일모직 지분 244만여주를 각각 삼성전자에 매각키로 결정했다.
이번 주식취득은 양사간 상호 협력 강화가 취득 목적이다. 삼성카드의 경우 제일모직에 주식을 처분하는 데 대해 "재무구조 개선과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남대종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삼성SDI 입장에서는 자사주 매각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고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으며, 앞으로 삼성 그룹의 자동차 관련 신사업에서 비중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회사 측에서 밝힌 것처럼 삼성전자의 삼성SDI 지분 확보로 앞으로 관계가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 역시 지배적이다. 특히 삼성SDI는 다음달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다.
남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삼성SDI뿐 아니라 제일모직, 삼성카드의 제일모직 지분과 제일모직 자사주 취득을 함께 확보했다"며 "이는 삼성전자가 향후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합병법인에 대한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 입장에서는 자사주 218만주를 삼성전자에 매각해 3440억원의 현금이 유입돼 자동차용 2차전지 4라인 건설 등을 앞당기는 등 투자재원을 활용할 기회가 넓어졌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인해 낮아지는 지분율을 다시 끌어올려 안정적인 지분율을 확보했고, 전자소재와 2차전지에 대한 육성의지도 더욱 명확히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이번 자사주 취득으로 삼성SDI에 대한 지분율을 기존 20.4%에서 25.2%로 끌어올리게 됐다. 20.4%를 유지했다면, 삼성SDI-제일모직 합병법인에 대한 지분율이 13.5%로 감소할 예정이었다.
다음 단계는 삼성SDI의 주요 계열사 지분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데도 관심이 모아진다.
김현용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계열사 지분 상당 부분이 매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현재 계열사 지분가치는 약 2조7000억원으로 합병 후 시기준 시가총액인 10조9000억원의 25%에 달한다"고 말했다.
◇삼성SDI, 목표가 18만~21만원.."PBR 1배 수준"
증권사들이 제시한 교보증권(18만원), 키움증권(20만5000원), 하나대투증권(20만원), 한국투자증권(20만원), HMC투자증권(19만원), KTB투자증권(19만원), 이트레이드증권(21만원) 등으로 18만~21만원 선이다.
밸류에이션은 저평가 국면이라는 게 대다수 증권사들의 평가다.
남대종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이며, 분기별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승혁 연구원도 PBR을 1배 수준으로 평가하면서 "글로벌 동종업체(Peer) 대비 삼성SDI의 주가는 저평가된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영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분기동안 적자가 지속돼 모멘텀이 상실됐지만, 2분기 본업에서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며 "중장기적 성장성과 사업가치가 반영되지 않은 현저한 저평가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 움직임(자료제공=재계, 키움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