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동부제철 인천공장 및 동부발전당진 패키지 매각을 둘러싸고 매도자와 인수자 측의 가격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양측의 가격 격차가 상당한 데다, 서로 다른 입장을 내세우고 있어 최종 가격 결정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포스코는 현재 인천공장 패키지에 대한 실사를 마무리하고 인수를 위한 장고에 들어갔다. 이르면 다음 주 중 최종 인수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포스코의 인천공장 패키지 인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때문에 인수 여부에 대한 관심보다는 실제 거래가격이 어느 정도에서 형성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더 높은 상황이다.
동부와 포스코의 예상 거래가격 차이는 약 6000억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산을 매각하는 만큼 적정한 가격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동부의 입장과 역시 재무구조 개선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 포스코 간 입장 차이가 격차를 키웠다.
여기에 한시라도 빨리 매각작업을 진행해 동부의 구조조정 속도를 높이려는 산업은행까지 가세하면서 입장 차가 더욱 벌어졌다.
◇동부제철 인천공장 전경(사진=동부제철)
이러한 가운데 최근 금융당국과 포스코가 동부그룹 압박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인천 패키지 인수 가격을 낮추고 매각 작업을 서두르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이와 관련 이달 초 금융감독원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과 장남인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이 동부화재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우리·하나·외환은행 등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앞서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김준기 회장을 직접 만나 구조조정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하고, 채권단이 동부그룹 금융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잡아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한 데 이어 압박 강도를 높인 것이다.
한편 포스코는 최근 동양파워 인수전에 참여해 가장 높은 가격을 써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진행된 동양파워 본입찰에 포스코에너지, 삼탄-대림산업 컨소시엄, SK가스-대우건설 3곳만이 참여했다.
이날 포스코에너지는 인수가로 4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탄-대림산업 컨소시엄이 3000억원대, SK가스-대우건설이 2000억원대 금액을 제시한 것을 감안하면 포스코에너지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동양파워는 강원도 삼척에 건설될 2000MW급 석탄화전 건설권을 가진 예비 발전사업자로 동부발전당진(1100MW급)과 비교하면 발전용량이 두 배에 달한다.
소재와 에너지를 포스코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관점에서 보면 동양파워와 동부발전당진 모두 매력적인 매물이기는 하지만 투자대비 효율성을 따져보면 동양파워가 조금 앞선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동부 측에서는 동부발전당진 매각가로 3000억원 가량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포스코의 이같은 움직임이 인천공장 인수전에서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인천공장 패키지 매각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산업은행을 간접적으로 압박해 인천공장 패키지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 입장에서도 포스코가 인수를 포기할 경우 동부그룹의 채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될 수 있어 어떻게든 포스코를 잡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