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건산업 한-미 FTA 이득 없어..수출지원 절실

수입, 수출의 3배 넘어..무역 적자 더 늘어

입력 : 2014-06-06 오후 2:22:26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우리나라와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지 2년이 지났지만 국내 보건산업계는 FTA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우리나라의 對미 보건산업 수출액은 7억6000만달러, 수입액은 27억9000달러로 조사됐다.
 
이로써 한-미 FTA 2년차에 우리나라 보건산업 무역적자는 20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FTA 발효 전 무역적자 19억달러보다 무역적자가 더 늘어난 것이다.
 
수출 세부항목을 살펴보면 FTA 발효 2년차에 의약품 수출액은 2억1000만달러로 발효 전보다 20.5% 증가한 반면 의료기기는 4억5000만달러로 1.2% 감소했다.
 
수입에서도 의약품은 수입액은 13억7000만달러로 25.4% 증가했지만 의료기기는 10억달러로 14% 줄었다.
 
표면적으로 보면 의약품 수출이 20% 가까이 늘었기 때문에 FTA가 국내 제약업계에 도움을 준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FTA 발효 전부터 무관세였던 품목들의 수출비율이 높아 관세절감 효과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보건산업 품목 679개 중 기존부터 무관세 품목은 443개로 65.2%"라며 "FTA가 한국 제약업체의 미국시장 수출 확대에 호재로 작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런 반면 미국 의약제품 수입이 증가에는 FTA 관세절감 효과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진흥원 통계를 보면, 지난 1년간 미국에서 들여온 보건산업 품목 가운데 의약품은 3억6300만9000달러인데, 이 중 FTA 발효로 관세가 즉시 철폐된 원료 의약품의 수입액은 4500만달러로, 발효 전보다 398.6%나 증가했다.
 
국내 제약사는 FTA 효과를 누리지 못하면서 미국 제약사만 이득을 보는 상황에 대해 국내 제약사를 비롯 보건산업계의 수출경쟁력을 강화할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흥원 관계자는 "한-미 FTA가 발효된 지 2년밖에 되지 않아 관세철폐에 따른 수출효과를 분석하기 이르지만 보건산업에서의 對미국 무역적자가 커지고 있다"며 "연구개발 강화를 통한 신제품 개발과 수출상담회 개최 등을 통해 수출증가를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5월28일부터 30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바이오 & 메디컬 코리아(BIO & MEDICAL KOREA) 2014'(사진=한국보건산업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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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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