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불법 어업국 확정을 위한 유엔의 한국 원양산업 관리 현황 점검 첫 날,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가 원양수산정책의 전면적인 개혁안을 정부에 제시했다.
그린피스는 9일 서울 마포구 그린피스 서울 사무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원양수산정책의 개혁안을 제시했다. 이 개혁안은 해양수산부로 전달될 예정이다.
유엔은 지난해 11월 한국을 예비 불법어업국으로 지정한 바 있으며, 9일~11일 실사단을 한국에 판견해 불법어업국 확정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최종 점검하게 된다.
해수부는 지난해 7월 원양산업발전법을 개정했지만 국제 법규 및 협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등 법망의 헛점을 드러내며 예비 불법어억국 지정을 피하지 못했다.
박지현 그린피스 해양 캠페이너는 "다수의 헛점이 존재하는 현재의 법안으로는 불법어업국의 오명을 씻기 어렵다"며 "이번 개혁안은 법령의 미비점을 세부적으로 분석, 실제로 불법 어업을 근절하고 국제 수산자원의 지속가능한 관리를 고려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그린피스는 현 원양산업발전법의 근본적인 문제는 지속가능한 어업이 아닌 원양산업의 양적 발전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불법어업의 적용 범위와 위반 목록이 국제 법규의 기준과 달리 제한적이며, 불법어업의 감독, 통제, 감시 체계 또한 미비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해당 원양사업자들이 외국과의 합작 어업을 통해 유령회사 설립이나 기타 금융 수단을 이용해 법망을 빠져나갈 수 있고, 과징금이나 과태료 등으로 징벌을 피할 수 있다.
그린피스는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불법어업에 대한 최종 책임이 모든 행태의 실질적 수익 소유자에게 있음을 명시하고, 이들에 대한 징벌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불법어업 행위에 대한 증거 확보와 이에 대한 사법조사권의 발동 및 조사 주체, 형사 조사, 처벌 집행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이고 명확한 체계를 만들 것도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국제법규에서 규정한 모든 중대한 불법어업에 대해 징역 또는 벌금형을 적용하고, 어업 정지 처분이 과징금으로 대체되는 등의 예외가 발생할 수 있도록 하는 안도 개혁안에 담았다. 반복적으로 위반하는 자에 대해서는 어업허가 취소 및 어구 선박 몰수 등 강력한 제재를 도입할 것도 포함시켰다.
박 캠페이너는 "궁극적으로 사전예방의 원칙과 생태계 접근 방식이라는 양대 원칙에 기초, 원양수산정책의 패러다임을 원양수산자원의 지속 가능한 관리 보존 기조로 개혁해야 원양수산업 역시 지속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