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가 패션브랜드 '위기'..해법 나오나

경쟁력 약화 중가브랜드 비율 점진적 축소
해외 수입브랜드 전개 주력.."아예 비싸야 잘 팔려"

입력 : 2014-06-09 오후 3:47:46
[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국내 중가 패션브랜드의 경쟁력 약화가 심화되면서 위기론이 가열되고 있다.
 
SPA 브랜드와 수입 컨템포러리(명품보다 가격이 낮지만 일반 브랜드보다 비싼 최신 트렌드 제품)가 차지하는 비중은 확대된 반면 중가대에 포진돼 있는 국내 브랜드의 역성장세가 가파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중가브랜드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5년 37.7%
에서 지난 2012년 23.8%로 축소됐다. 향후 매출 둔화가 더욱 빨라질거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자료=한국패션협회)
 
 
특히 비슷한 가격대인 해외브랜드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국내 브랜드와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더욱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이는 국내 브랜드 선호도 하락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해외 의류 병행수입과 직구의 확산으로 의류 수입액 또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주요 의류 수입국인 이태리와 프랑스에서 들여온 지난해 의류 수입액은 남성복과 여성복이 각각 12.3%, 7.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브랜드는 국내 브랜드에 비해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무기로 높은 질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으로 무섭게 국내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시장은 앞으로도 확장가도를 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컨템포러리 브랜드의 상대적 강세를 지속되는 환경에서 국내 중가 의류 브랜드가 경쟁력을 회복은 업체들에게 상당히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중가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업체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시점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부 브랜드의 철수를 결정하는 등 중가브랜드 비율을 줄여나가는 한편 해외 수입브랜드 전개에 팔을 걷어부치며 난관을 타개할 방법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아예 싸거나 아예 비싸거나' 로 대변되는 현재 국내 패션시장의 소비트렌드를 따라가는 전략인 셈이다.
 
실제로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에서 유일하게 성장하는 카테고리는 해외 수입브랜드 부문으로 올 1분기 월평균 10% 넘는 매출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매년 2~3개의 규모 있는 해외 브랜드를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월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탈리아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국내 독점 판매권을 인수했다.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가격을 기존보다 평균 15~20% 낮게 책정해 다양항 상품군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한섬(020000)도 최근 몇 년간 공격적으로 해외수입브랜드를 도입에 나서고 있다. 올초 '발렌티노', '발리'의 국내 판매를 본격화한데 이어 경쟁력 있는 수입브랜드를 계속해서 늘려나갈 방침이다.
 
한섬의 연간 수입 브랜드 군 매출이 두 자릿 수 이상의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마인과 시스템 등 자체 브랜드는 매출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만 봐도 수입브랜드 강화에 힘을 싣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있다.
 
LF(093050)역시 TNGT의 여성복 버전인 'TNGTW'를 올해 상반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철수키로 결정한데 이어수입브랜드 사업을 확대한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하이엔드 컨템포러리의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애매하게 중가대로 포지셔닝된 국내 브랜드는 점점 설자리가 없어지면서 불가피하게 철수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고가 제품의 주요 유통채널인 백화점에서 수입브랜드 조닝을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도 수입브랜드 확대에 열을 올리는 기업들의 움직임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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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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