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한때 큰 인기를 누리다 최근 몇 년새 급속도로 시들해진 패션 브랜드들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고 있다.
유행에 민감한 업계 특성 상 한 해에만 수 백개의 브랜드가 사라지고 생기는 것을 감안할 때 수십 년 된 올드 브랜드들이 다시 재기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드브랜드들은 최근 브랜드 리뉴얼 작업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997년 론칭해 올해로 35년의 역사를 자랑하지만 한때 실적악화로 존폐의 위기에 몰렸던 톰보이가 가장 눈에 띈다.
톰보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해외 대형 브랜드의 진출 속에 맥을 못 추면서 2008년 이후 연속 적자를 기록, 심각한 자금문제에 봉착했고 결국 2010년 17억의 만기어음을 막지 못해 결국 부도 처리되는 수모를 겪었다.
당시 업계에서는 재기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시선이 대다수였지만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에 인수된 이후 톰보이는 새로운 도약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브랜드 리뉴얼과 구조조정으로 작년 4분기 1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전환한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1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완벽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2분기 연속 흑자행진에 패션업계 관계자들 역시 내심 놀라는 분위기다.
지난 2011년 100억원, 2012년 62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상대한 수준의 호실적이기 때문. 특히 최근 국내 패션업계의 극심한 불황에도 부구하고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향후 톰보이가 보여줄 저력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다.
트렌드와 베이직의 조화 속에 '언컨벤셔널 컨템포러리 캐주얼'이라는 새로운 브랜드 콘셉트를 시장에 어떻게 각인시키는지가 향후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사진=톰보이 홈페이지)
LS네트웍스(000680)의 핵심 브랜드인 프로스펙스 역시 해외 브랜드에 밀려 지난해 역성장을 기록하며 고전했다. 당시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국내 토종브랜드인 프로스펙스의 위기가 심각하다는 분기가 형성됐다.
거센 글로벌 브랜드 공세와 워킹화 시장 점유율을 무섭게 잠식하고 있는 아웃도어 업계에 밀려 경쟁력이 급속도로 약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가절감 등을 통한 효율화 작업과 기술력이 강화된 신제품 개발에 힘을 쏟은결과 올해 1분기부터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향후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장수브랜드로서의 자부심만 가지고 향수로 찾는 소비자에 의존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며 "시대에 맞는 새로운 콘셉트로 재무장해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역사의 뒷안길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