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중국 천진에 위치한 A제조사는 최근 3교대 근무 노동자를 위한 복지동을 신설하고, 샤워시설, 헬스장, 영화관, 오락실, 외국어 교실을 설치했다.
또 최근 입사한 허우 직원(90년대생)과 매일 소통하고 부모님 옷 만들어 드리기, 생일 이벤트 등 감동이벤트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직률 감소를 통한 고용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복지시설 확충, 직원과의 소통 등을 적극 추진한 결과 지난해 춘절 전후 18%에 달하던 이직률이 올해 4%로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시진핑 정부 출범 이후 중국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도 최근 CSR 전담조직을 구축해 기부, 장학·교육지원, 환경공익활동 등의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같은 CSR 활동 강화 결과 기업들은 기업 이미지·브랜드가치 제고, 이직률 감소 등의 실질적인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중국진출 한국기업 127개(대기업 40개사, 중소기업 87개사)를 대상으로 '현지 CSR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지 CSR활동을 위한 전담인력과 조직을 갖췄다'는 기업이 지난 2012년 조사 때보다 15.9%포인트 오른 40.2%를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74.5%가 CSR 전담인력과 조직을 구축했다. 중소기업은 20.0%가 CSR 담당부서를 두고 있었으나 2년전 10.2%에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많았다.
(자료=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의는 “중국한국상회가 지난해부터 주중한국대사관 등과 협력해 구성한 ‘재중 한국기업 CSR추진본부’를 중심으로 재중 한국기업 CSR백서를 발간하는 등 중국진출 우리기업의 CSR활동을 체계적으로 홍보해온 결과, 국내기업의 CSR에 대한 인식이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내 CSR 권위기관인 중국사회과학원이 발표한 '2013년 중국내 100대 외자기업 CSR 평가지수' 순위에서 국내기업은 평균 40.3점을 획득하며 대만, 일본, 영국기업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기부활동부터 장학·교육지원, 문화교류지원, 빈곤지역 지원까지
재중 한국기업들의 현지 CSR을 살펴보면 기부에서부터 장학·교육지원, 문화교류지원, 빈곤지역지원, 그린오피스제도 실시 등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지 CSR활동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소비자 책임 분야에서는 ‘품질관리분야’(60.6%)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이 펼쳐지고 있었다. 이어 ‘고객불만처리제도’(48.0%), ‘고객만족도 조사’(42.5%), ‘고객정보 보호’(40.9%), ‘리콜 실시(29.1%) 등에 나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원 책임 분야에서는 ‘각종 보험 제공’(81.1%)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직원의견 수렴’(67.7%), ‘건강검진’(59.1%), ‘연수제도’(55.1%) 등을 제공하고 있었다.
지역사회를 위한 CSR활동은 ‘기부활동’(49.6%)이 가장 활발한 가운데 ‘고용·구매 현지화’(48.0%), ‘장학·교육지원’(42.5%), ‘재난구호’(40.9%), ‘문화교류지원’(40.2%), ‘자원봉사’(33.1%), ‘빈곤지역지원’(27.6%) 등의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CSR 강화로 기업 이미지·브랜드 가치는 Up, 이직률은 Down
이같은 CSR 활동은 현지 경영활동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CSR 경영효과를 묻는 질문에 절반이 넘는 기업들이 ‘기업 이미지 및 브랜드 가치 제고(51.2%)’를 누린 것으로 드러났고 ‘이해관계자 관계 강화’(49.6%), ‘이직률 감소’(32.3%), ‘고객만족도 향상’(29.9%), ‘법준수 향상’(26.8%) 등의 효과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CSR 활동과 관련해 그동안 부족하다고 지적받아온 평가지표나 정보공개에도 적극 나서고 있었다.
CSR 활동 관련 정보 공개 여부에 대해 ‘공개하고 있다’는 기업이 62.6%로 2012년 36.6%보다 크게 올랐고, ‘CSR 활동에 대한 평가나 성과측정을 실시한다’는 기업도 2년전보다 10% 포인트 오른 33.1%에 달했다.
강호민 대한상의 국제본부장은 “각 기업이 펼치는 CSR활동에 대한 체계적인 홍보와 더불어 현지 시장에 밝은 CSR전문인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중국 소비자의 마음을 얻고, 기업의 브랜드가치를 높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