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사롭지 않은 LG 'G3'..삼성·소니 '원킬'

입력 : 2014-06-12 오후 7:38:48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드디어 터졌다"
  
스마트폰 시장이 태동하던 지난 2009년,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 영업적자를 지속한 MC사업부는 지난달 28일 출시한 'G3'가 예상보다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한껏 고무돼 있다.
 
G3는 앞서 삼성전자가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5'를 뛰어 넘음과 동시에 소니 스마트폰의 강점으로 꼽히는 카메라 기능과 견줄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야말로, 과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명함도 못 내밀던 LG전자의 약진이다.
 
◇G3, 카메라 기능에 초고화질까지
 
G3는 출시 직후 초반 판매량이 전작인 'G2'를 넘어섰다. 더 나아가 LG전자(066570) 스마트폰 중 최단 기간에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017670)KT(030200)·LG유플러스(032640)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약 15만여대 수준으로 판매됐다.
 
G3 흥행의 핵심에는 하드웨어 혁신과 함께 사용자 경험을 강화한 게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LG G3' 미디어 공개 행사에서 MC사업본부장 박종석 사장이 'LG G3'를 선보이고 있다.(사진=LG전자)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초고화질인 쿼드HD(QHD)를 탑재했다. G3의 해상도는 2560×1440으로, HD의 4배, 풀HD의 2배에 이른다. 또 화면 크기는 5.5인치로 커졌음에도 인치 당 픽셀 수(ppi)는 538까지 향상됐다.
 
카메라 성능도 G3의 핵심 경쟁력이다. 후면 카메라에 초고속 자동 초점 기능인 '레이저 오토 포커스'를 탑재해 피사체의 움직임을 빠르게 포착해 초점을 잡아준다.
 
아울러 전면 카메라로 셀카를 촬영할 경우 손바닥을 편 후 주먹을 쥐면 3초 후 사진이 찍힌다. 손떨림보정기술(OIS)을 업그레이드한 OIS+를 통해 손떨림을 20% 정도 개선했다.
 
무엇보다 사용자경험(UX)를 강화했다. ▲사용자의 문자 입력 습관을 인식해 오타율을 줄여주는 '스마트키보드' ▲사용자의 개인비서 역할을 하는 '스마트 알리미' 등을 적용했했다. 
 
◇"G3, 갤럭시S5보다 한수 위"
 
G3가 출시되기 전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S5를, 소니의 '엑스페리아Z2', 팬택의 '베가 아이언2'가 이미 시장에 나왔다. 신제품 줄줄이 쏟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 것으로 전망됐지만 실제 대대적인 구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8일 LG전자의 G3가 시장에 선보였다. 시장과 외신의 호평이 이어지며 소비자들도 이에 반응하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G3는 최적의 출시 시점, 화질과 카메라 중심의 성능 차별성, 출시 대상 통신사 확대, 대중성을 고려한 가격 정책 등에 기반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포브스는 "LG가 G3로 경쟁자보다 한 걸음 앞서게 될지도 모른다"고 판단했다. BGR은 "G3의 5.5인치 쿼드HD, 레이저 오토 포커스, 스마트 키보드, 노크 기능, 퀵서클 케이스 등 5가지 기능은 갤럭시S5를 낡고 한 물 간 것으로 보이게 만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이 갤럭시S5를 소개하고 있다. 소니가 '엑스페리아Z2' 출시행사를 가졌다.(사진=각사)
 
삼성전자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는 삼성과 LG가 양대 전자회사이지만, 글로벌에서는 삼성전자가 절대 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삼성은 LG와의 비교 자체를 꺼리며 선을 그어 왔다"면서 "하지만 갤럭시S5 이후 오히려 LG 제품보다 못하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갤럭시S5와 G3 모두 소비자들에게 꼭 필요한 기능만 탑재해 스마트폰다운 스마트폰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개발됐다. 하지만 결과물은 달랐고, 시장은 G3의 손을 들어줬다.
 
소니도 내심 불편한 기색이다. 소니는 일찍이 '플레이(Play)'를 기업문화로 정하고, 카메라 등 엔터테이먼트적인 요소를 IT기기에 접목하고 있다.
 
소니는 엑스페리아 Z2에 자사 카메라의 핵심 기술을 스마트폰에 그대로 적용했다. 2070만 화소의 엑스모어 RS 포 모바일 이미지 센서, F2.0의 밝기를 자랑하는 프리미엄 G렌즈, 비온즈 포 모바일 이미지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피사체를 분석해 최적의 촬영 설정을 제공하는 '슈페리어 오토' ▲아웃 포커스 효과를 제공하는 '배경 초점 흐림' ▲초당 120 프레임 고속 촬영을 통해 동영상의 중요한 순간을 슬로우 모션 효과로 제공하는 '타임시프트 비디오' ▲가상배경을 합성할 수 있는 'AR 효과'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카메라 스펙이나 부가기능만 봐서는 소니가 LG보다 한 수 위임에도 소니가 자급제 방식으로 제품을 출시하면서 대중적인 지지도가 낮다보니 평가절하받고 있다"면서 "소니 스마트폰에서 카메라 기능은 소니의 자존심이었는데 국내 시장에서는 맥을 못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LG, G3로 전환점 맞나
 
이 같은 기세를 몰아 LG전자는 오는 7~8월 중국 이통사를 통해 G3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G2는 온라인 판매에 그치고 있고, G프로는 출시된 지 1년이 지난 후에야 차이나모바일에 출시됐다"며 "G3가 2개월 만에 중국 이통사를 통해 출시되는 점은 애플·삼성과 같이 고가폰의 위치로 격상됐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여의도 LG 외경(사진=뉴스토마토)
 
G3 덕에 2분기 MC사업본부 실적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22% 증가한 15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MC사업부 영업이익은 110억원 수준을 기록하며 4분기만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부활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올해 1분기 LG전자의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점유율은 애플·삼성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아울러 같은 기간 휴대전화 부문 매출액에서도 3위에 올랐다.  
 
이처럼 LG전자의 스마트폰이 전환기를 맞고 있지만 LG전자는 다소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G3가 아직 국내에서만 출시된 데다 출시 초기인 만큼 2~3개월 지나야 실제적인 흥행 여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G3의 초반 분위기가 긍정적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지켜봐야 할 기간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속단하긴 이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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