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실업 vs 손오공, 방학 특수 겨냥 2라운드

입력 : 2014-06-13 오후 5:57:03
[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영실업의 변신자동차 로봇 또봇과 손오공(066910)의 카봇이 여름방학을 맞아 신제품과 애니메이션 방영을 통해 다시 한 번 부딪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실업은 또봇에 이은 새로운 제품 출시를, 손오공은 '헬로카봇' 애니메이션의 정식 방영을 앞두고 있다. 양사는 방학 특수를 맞아 제품 판매에 활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오공은 카봇의 애니메이션 방영을 통해 기존 캐릭터의 인지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카봇은 제품 출시 1년이 채 안 돼, 높은 인지도의 또봇에 대항하기에는 역부족었다. 다음달 KBS를 통해 애니메이션이 방영될 예정이며, 투니버스, JEI재능TV 등 케이블 어린이 채널에도 방영될 수 있도록 전략을 세우고 있다. 
 
손오공 관계자는 "기존 공급 채널이던 유튜브에서 지상파 방송으로 소통 공간이 확장되는 것이 고무적"이라며 "카봇에 대한 캐릭터 친밀감을 형성해 인지도 확보와 매출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손오공은 지난해 11월 현대차(005380)의 싼타페와 그랜저를 모델로 한 '싼타페R'과 '그랜저B' 등 2종의 카봇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 4월 싼타페의 디자인을 119구조대 버전으로 재현한 '싼타페레스큐', 더 뉴 아반떼 모델을 21분의 1 비율로 재현한 '아반떼Y'를 선보이며 제품군을 확대했다. 
 
영실업은 시장을 공략할 새로운 제품과 함께 해외 진출 등 보폭을 넓혀 2라운드를 준비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 여름 또봇에 이은 새로운 라인 'R2'를 출시하며, 애니메이션과 완구 제품의 동시 론칭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봇과 여아용 장나감 시크릿쥬쥬를 오는 8월 싱가포르와 대만에 선보일 것"이라며 "이후 9월 베트남, 10월 필리핀에 이어 내년부터는 미국, 유럽, 중국 시장 진출도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봇은 지난 2009년 기아차(000270)와의 협업을 통해 '또봇X(쏘울)', '또봇Y(포르테)', '또봇Z(스포티지R)', '또봇W(레이)', '또봇C(K3)' 등 14개의 개별 로봇 라인을 가지고 있으며, JEI재능TV 등 케이블 어린이 채널을 통해 '변신자동차 또봇' 애니메이션을 14기까지 방영했다.
 
업계는 두 업체의 격돌을 반기는 분위기다. 마텔, 레고, 반다이 등 수입사에 눌려있던 완구 시장이 국산 캐릭터로 물들고 있는 까닭이다. 한 관계자는 "두 업체의 치열한 경쟁으로 완구 시장의 판이 더 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실업의 '또봇'과 손오공의 '카봇'. (사지=각 사)
 
앞서 손오공이 영실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1라운드에서는 먼저 시장에 안착한 영실업의 승리라는 것이 업계 전반의 의견이다. 수년간 꾸준한 제품 출시로 충성도를 확보했으며, 입소문을 통해 판매에 탄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영실업은 지난 2009년 또봇 시리즈를 출시한 이래 최근까지 613만개 가량을 판매했다. 이는 남아 1인당 약 6개를 소유한 것에 해당한다. 반면 손오공은 누적 판매량에 대해 정확한 수치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영실업은 2009년 208억원 규모였던 매출액이 지난해 761억원으로 3배 넘게 상승하는 등 실적도 눈에 뜨게 개선됐다. 전체 매출에서 60%를 차지하는 또봇의 힘이 컸다는 평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9.2%에서 19.5%로 10%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올해는 매출 10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5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보인 손오공도 카봇 판매량이 반영된 올 1분기에는 개선된 실적을 내놨다.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한 169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5억8200만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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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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