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여야가 19대 하반기 국회 원구성을 두고 대치를 이어가며 당초 여야와 국회의장이 목표로 했던 13일까지 원구성을 완료하지 못했다. 양 측의 입장차가 워낙 커 합의 도달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13일 정의화 국회의장이 전날 여야 원내대표와의 회담에서 내놓은 중재안에 대한 새누리당의 수용을 촉구했다.
정 의장은 회담에서 ▲법안심사소위 복수화는 즉시 합의하고, ▲예결위는 정기적으로 열되 상설화는 20대 국회에서 시행하고 ▲정보위는 비밀 보장 장치 마련 뒤 상설화 할 것으로 중재안으로 내놓았다. 그동안 새정치연합은 법안심사소위 복수화와 함께, 예결위·정보위의 상임위화를 강하게 요구해왔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만나 중재안에 대한 수용을 촉구했지만, 이 원내대표는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화 국회의장(가운데)과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사진은 지난 12일 국회 의장실에서 진행된 회동 모습. ⓒNews1
유은혜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법안소위 복수화는 물론 중재안에 대한 새누리당의 입장이 전혀 진척되지 않고 계속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유 원내대변인은 "이 원내대표가 일하는 국회를 만들자는 저희의 입장에 화답하는 모양새를 취했는데, 실제로 원구성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일하는 국회를 만들려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원구성 협상에 전향적,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압박했다.
새누리당은 현재 공식적인 의장 중재안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정 의장 중재안에 대한 수용의사에 대한 질문에 "의장 중재안은 전달받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정 의장이 제시한 안에 대해 대부분 수용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다시 만나 원구성 협상을 이어간다. 그러나 양 측의 입장차가 워낙 커 합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원구성 협상이 늦어질 경우 이날 청와대가 발표한 신임 국무위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도 파행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원구성 합의가 늦어지는 상황에서 국방부는 이를 빌미로 한민구 국방장관 후보자에 대한 자료 제출을 거부해 야당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유은혜 원내대변인과 국방위에 내정된 김광진 의원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5일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한 뒤 상임위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의원들의 자료 제출 요구에 국방부는 "상임위가 확정되지 않았으니, 국방장관 청문위원이라 할 수 없다. 따라서 청문과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19대 상반기에 이어 국방위원으로 내정된 김광진 의원에게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새정치연합이 국방부에 새정치연합 소속 국방위 내정자 명단을 전하고, 자료 협조를 공식적으로 요청했지만 국방부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인사청문 요구자료 제출은 거부하면서 다른 자료들은 제출하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국회법은 인사청문 요청서 제출 후 20일이 지나면 대통령이 마음대로 장관을 임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국방부가) 20일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으로 국회의 인사검증을 무력화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