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도부 문창극 감싸기 돌입? "소명 기회 줘야"

"文 발언, 성서적 관점에서 보면 이해 가능"

입력 : 2014-06-13 오후 3:48:27
[뉴스토마토 장성욱기자] 새누리당 지도부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지키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문 후보자는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과거 교회 강연에서 '일제 식민지배와 남북 분단은 하나님의 뜻'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드러났고 각종 칼럼과 논문에선 심각한 민족 비하와 역사인식의 오류를 범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초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야권과 여권 내 비주류와 일부 초선의원들이 나서 문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한 것과 달리 새누리당 친박 지도부는 별다른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지도부는 13일 공개회의에서 문 후보자의 논란 발언이 있는 강연 동영상 전체(1시간 분량)를 기자들과 시청하며 진위 왜곡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도부는 문 후보자의 발언이 문자 그대로는 문제가 될 소지가 있지만 종교라는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문 후보에게 입장과 생각을 제대로 해명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사청문회까지를 강행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13일 새누리당 지도부가 공개회의에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논란 발언이 있는 동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News1
 
이날 윤상현 사무총장은 기독교 신앙관을 거론하며 "(문 후보자가) 6.·25, 일제 식민지배가 하나님의 뜻이라 한 것은 6·25와 일제 식민지배라는 시련을 통해 대한민국을 강연에서 보듯 기회의 나라, 부강한 나라로 만들기 위한 하나님의 개입과 의지가 있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회라는 기독교인들이 모이는 한정된 공간에서 장로라는 신앙인의 관점에서 교회 신도들에게 강연을 한 것"이라며 "결국은 대한민국을 기회의 나라, 대한민국 국민을 1등 민족으로 보고 있다는 내용"이라고 옹호했다.
 
또 "전체적 맥락은 보지 않고 특정 부분만 발췌해 의도적으로 편집해 ‘문창극 후보자의 생각이 이러 이렇다’는 자의적 주장은 참으로 위험하고 무리한 주장"이라며 "야당은 이런 모르쇠 인사 공세를 넘어 정당한 국회 인사검증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개인 자격으로, 종교인으로서 종교적 신념, 특히 기독교인 앞에서 밝히는 그런 자리였기 때문에 한 개인의 자질 문제나 됨됨이 문제를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적절한 방법과 방식으로 충분히 해명하고 국민의 판단을 받는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중진인 원유철 의원은 "기독교 사상, 성서적 관점에서 보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문 후보가 청문회 과정을 거쳐 국회 인준으로 최종 임명되기 위해선 오늘과 같은 완전한 자료 또는 풀 텍스트를 통한 또 다른 해명과 설명의 기회를 가져볼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박대출 의원은 "신앙적 차원의 발언 내용들을 봤다. 충분히 나름대로 이해할 측면이 매우 있다고 판단한다"라며 "공직자적 차원의 발언 내용은 국민들의 평가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후보자가 충분히 국민들께 이해와 납득을 구하는 과정이 앞으로 필요하다"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한편 야권은 문 후보자에 대한 성토를 이어가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일본 극우파가 문 후보자 지명을 환영한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시중에는 박 대통령의 수첩이 아니라 아베 일본 총리의 수첩에서 인사를 했다는 농담도 나돌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나라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더 이상 이런 소모적인 논쟁을 하지 않도록 문 후보자 자신과 청와대가 결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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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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